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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대석]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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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8-03 17:12:59 수정 : 2011-08-03 17: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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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투자 위해 국제 정보력·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한국 국민연금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거대한 자산 규모(340조원)를 가진 국민연금에 대해 세계 헤지펀드 등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달 23일 미국 월가에서 열린 국민연금 뉴욕사무소 개소식에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칼라일 등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큰손’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개소식 당시 “국민연금은 작은 연못에 있는 고래”라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확대되고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던 국제금융계 ‘거물’들이 자꾸 찾아온다”고 말했다. 최근 만난 ‘거물’로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회장, 스티브 슈워즈먼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을 들었다.

전 이사장은 “JP모건 부회장을 지낸 윌리엄 데일리의 경우 지난해 11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때 JP모건 회장 대신 서울에 와 만났다”며 “다녀간 지 얼마되지 않아 비서실장에 발탁돼 이메일로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큰 관심을 갖는 것은 국민연금이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속의 국민연금으로 키워 나가는 전 이사장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시작으로 국제금융센터 소장, 우리금융그룹 총괄부회장,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30여 년간 금융계에 몸담아 온 ‘금융의 신’이다. 2년 연속 10%대의 높은 수익도 올렸다. 탁월한 국제감각과 친화력, 추진력이 강점인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세계 4대연금으로 커가면서 국민 기대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며 “연금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자체 역량과 국제금융 정보력,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제무대에서 국민연금의 위상이 고공비행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선 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를 놓고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전 이사장은 신중했다. 세계 4대 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계획과 주주권 행사 문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전 이사장을 1일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실에서 만났다.

―정치권에서 연금의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하는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당연한 이야기다. 사실 국민연금은 투자한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제고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주주권도 그러한 목적으로 행사돼야 한다. 다만 관치 우려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와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주주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지 않나.

“물론 몇차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주권 행사 문제가 아니고 강화 문제다. 사실 해외에선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도 주주권 행사의 범위와 대상을 어떻게,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 그 절차는 또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그 같은 사항이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사회·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된 뒤 공정하고 투명한 주주권 행사 방안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

―연금의 해외 투자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국내 주식시장 규모로 볼 때 세계 4대 연금인 국민연금이 투자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좁다. 더욱이 기금 규모가 2015년 500조원에 이르는 등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 국내투자 여건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외로 투자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연금기금의 규모상 불가피하다.특히 해외 자원 개발, 해외 부동산과 같은 새로운 유망 투자대상을 발굴해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어 해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년 연속 10%대의 높은 수익을 올렸는데, 비결이라도 있나.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더라(웃음). 우리가 투자전략적으로 노력했던 게 일부 기여한 부분이 있다. 국제금융계 여건도 상당히 좋았다. 취임 이후 국내 채권에 집중(80% 정도) 투자된 것을 주식과 해외 부동산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한 게 주효한 것 같다. 특히 해외 부동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격 많이 떨어졌을 때 샀거나 그때부터 협상해 최근 구입한 것도 있다. 그게 상당히 도움이 됐다.”

340조원 규모의 세계 4대 연금을 운용 중인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일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주권 행사 문제를 포함한 연금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근 세계 연기금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열었는 데 성과가 있었나.

“국제연기금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 투자전략 및 주요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네트워크, 전문 역량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 운용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국민연금으로선 매우 시의적절한 행사였다.”

―지난 6월 뉴욕에 첫 해외사무소를 열었는데, 추가 개설 계획은.

“런던, 홍콩 등 주요 국제금융센터로 해외사무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사무소는 해외투자 확대 및 투자 다변화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국제금융계 및 해외 연기금과의 네트워크 구축, 국제금융시장 동향 모니터링 등을 통해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감사원 감사에서 기금 운영과 관련해 적지 않은 문제점이 지적됐는데 개선 방안은.

“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 같은(증권사 등급 조작 등)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최대한 빨리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사안들도 좀 더 높은 차원의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겠다.”

―국민연금에 대해 ‘슈퍼갑’이라고 부른다.

“연금의 규모와 시장이 커지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매우 부담스러운 표현이다. 직원들한테 이렇게 얘기한다. ‘갑’이라 불릴 때 그만큼 큰 책임감과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걸 부담으로 받아들여야지 특권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전례없이 네 번이나 장관 특보를 지냈다던데.

“미국 세계은행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한국 정부가 지원을 요청해 와 1998년 10월 귀국해 재정경제부에 파견돼 근무했다. 월급은 세계은행서 받았다. 당시 이규성 장관을 시작으로 강봉균 장관, 이헌재 장관의 특보를 지내고서 파견기간이 끝나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한국서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고민 끝에 미국 영주권과 세계은행 종신직(65세) 등을 포기하고 한국에 눌러앉았는데, 2000년 10월쯤 진념 장관이 또다시 특보를 맡아 달라고 해 4명의 장관을 모시게 됐다.”

―국민연금기금 고갈을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데.

“장기적인 재정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98년과 2007년 이미 두 차례 제도 개혁을 했다. 특히, 제도 성숙기를 거쳐 재정이 거의 바닥 난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는 제도 도입 초기에 제도 개혁을 추진해 상대적으로 건실하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제도여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단을 전주로 이전하는 문제는 잘 진척이 되고 있는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연내에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내년 7월에 착공해 2014년 말까지는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전지에서는 기금운용본부까지 옮겨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 남게 된 것은 정부의 여의도 중심 금융허브 구상 및 기금의 해외투자 활성화 등이 고려됐다. 정부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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