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적으로는 인터뷰를 하거나 주주들과 대화하는 것 등을 즐겨하지 않았지만 애플의 수장으로서는 세계적인 쇼맨(showman, 흥행사)으로 돌변해 비전과 함께 제품을 팔았다고 CNN은 25일 전했다.
다음은 CNN이 선정한 잡스의 5대 프레젠테이션 장면이다
◇아이폰 출시…"아이폰이면 다 된다"
2007년 아이폰을 소개하는 장면은 '쇼맨'으로서의 잡스를 가장 잘 보여준다.
당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 상의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잡스는 3가지의 "혁명적인 제품"을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첫번째는 손가락 터치로 이용하는 넓은 스크린을 가진 아이팟. 두번째는 혁명적인 모바일폰, 세번째는 멋진 인터넷 통신기기"라고 소개했다.
잡스는 이렇게 말한 뒤 뒤에 있는 대형화면에서 3가지 기기가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하자 싱긋 웃으면서 "이해하겠습니까? 이들은 각각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기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아이폰이라고 부릅니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참석자들은 열광했다.
◇애플스토어 도입…"사람들은 PC만 사려고 하지 않는다"
애플스토어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이른바 전문가들은 단일 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직영점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잡스는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2001년 애플 개발자들에게 보여준 동영상에서 잡스가 버지니아주 타이슨코너에 있는 1호점 개점 직전 애플스토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잡스는 지니어스바(Genius Bar) 등을 직접 소개하면서 애플스토어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소매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잡스는 "(애플)스토어의 절반은 솔루션을 위한 것"이라며 "사람들은 더이상 PC만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PC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아이패드…"PC보다 훨씬 친밀감이 드는 것"
잡스는 지난해 1월 당시 기조연설을 통해 아이패드를 소개하면서 '예사롭지 않은(Exraordinary)', '눈부신(Gorgeous)',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Unbelievably great)', '꿈같은(A dream)' 등 각종 미사여구를 쏟아냈다.
특히 그는 "이것(아이패드)은 랩톱보다 훨씬 더 친밀감이 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것은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졸업식사…"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2005년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에서 행한 졸업식사는 그의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이 동시에 나타난 이례적인 연설이다. 잡스는 대중연설을 거의 한 예가 없는데다 연설내용 중에 자신의 개인사를 포함시킨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는 당시 "대학졸업식에 지금처럼 가까이 있어 보기는 처음"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신이 대학을 중퇴한 내용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잡스는 이어 미혼모로부터 태어나 입양된 것과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게 된 사연, 췌장암과 죽음에 대한 단상 등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인생은 유한하다. 따라서 다른사람의 삶을 사는 것으로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 앞에서 포커페이스(?)
2007년 한 콘퍼런스에서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트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다.
당시 게이츠는 태블릿 컴퓨터를 늘 가지고 다니면서 미래의 컴퓨터라고 했다.
게이츠는 당시 "전면이 스크린으로 돼 있는 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태블릿(서판)형태로 주머니에 들어갈 수도 있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2년전이기는 하지만 이미 잡스는 이 기기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잡스는 그 자리에서 '태블릿'이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됐을 때 앉아 있던 회전의자를 살짝 돌리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CNN은 그가 당시 태블릿에 대해 말하면서 "PC는 매우 회복하는 능력이 강하다"고 주장했다면서 잡스의 포커페이스를 지켜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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