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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한명이 나라 미래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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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2-06 11:12:00 수정 : 2012-02-06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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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5월 29일.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에서 세계 최초로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 이 시험발사는 독일 출신 과학자들이 주도했다. 독일 기술력에 주목한 미국은 독일이 2차대전에서 패하자마자 이들을 빼돌렸다. ‘페이퍼클립’이라는 작전을 통해 독일과학자 118명과 히틀러가 만든 V-2 미사일 약 200기를 가져갔다. 이들 과학자는 미국 전투기 F-86 세이버를 개발했다. 이에 소련도 독일 과학자를 데려가 미그15를 제조해 6·25전쟁 때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과 대적했다.

냉전시대를 이끌었던 미·소의 과학자 확보 경쟁은 지난해 나온 ‘에리어(Area)51’(애니 제이컵슨 저)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첨단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려는 ‘두뇌유치 전쟁’은 올 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과학자를 납치했지만 이제는 당근 전략을 쓰며 공개적으로 데려간다는 것이다.

뉴욕대 대니얼 앨트먼 박사는 “의사, 과학자, 엔지니어, 발명가, 기업가를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정부가 최고의 조건을 제시한다”며 “우리는 역사상 최고의 국제 이민자 선발대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대국’ 미국조차 첨단기술 인재 확보 드라이브에 뛰어들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푸트니크 위기’을 환기시키면서 시작된 변화다. 미국은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인재에게 최고의 이민 혜택을 주는 노동허가면제(NIW) 프로그램을 지난 8월 확대했다. 이 조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의 끈질긴 요구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에드워드 크롤리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원(SIST) 원장으로 초빙했다. 러시아는 이곳에 올해부터 3년간 5조6000억원을 투입하여 인재를 유치해 첨단 기술을 개발한다.

중국에는 ‘천인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1000명의 인재 확보 프로젝트다. 중국은 이를 위해 ‘국가외국전문가국’을 설치해 노벨상수상자 등 해외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앞으로 10년간 채용된 외국 전문가에게는 생활보조금을 1억7700만원씩 주기로 했다.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메달을 받은 하버드대 출신 야우싱퉁(丘成桐·63) 칭화대 교수가 인재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미 공영방송 NPR는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 젠-20 개발이 해외 두뇌 유치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역시 천재들을 끌어들이는 데 열심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 CDNS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홍인기 박사(컴퓨터공학)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도 출신 고급 엔지니어가 많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인도 기업이 매우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박사들을 고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브라질은 경제 불황에 내몰린 유로존 인재들을 높은 보수를 미끼로 빨아들이고 있다.

한용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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