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나만 외톨이’라고 말할 때면 마음이 아파요.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합니다.” 임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과 함께 ‘모바일 정보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1 정보격차지수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저소득층·장노년층·농어민·탈북자·결혼이민자 등 취약계층의 모바일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점으로 봤을 때 26점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보유율도 8.6%로 전체 국민 39.6%보다 31%포인트나 낮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전년 대비 25.1%포인트나 증가했지만 취약계층의 보유율은 고작 7.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 정보격차가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출고가가 보통 80만∼90만원이다. 비싼 제품은 100만원에 육박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기기값과 요금제가 워낙 비싸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차상위계층이 이동통신사 A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6GB·88만원 기준)를 살 경우 가장 싼 월 3만4000원 요금제로 24개월 약정 가입하더라도 단말기 할부금은 월 3만6667원, 차상위계층 35% 할인율을 적용한 통신비는 월 1만9305원이 든다. 매달 5만5972원을 내야 한다.
취약계층에게 스마트폰은 먼 나라 이야기다. 지난해 소득 하위 10%인 1분위의 월 소득은 83만1396원으로 상위 10%인 10분위의 월 소득 869만2134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통신비는 1분위가 6만2745원으로 10분위의 18만1219원과 3배 정도 차이 날 뿐이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할수록 소득수준이나 생활여건에 따른 정보격차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형준·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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