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로 예정된 독도 방어 합동군사훈련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독도 방어훈련의 결행을 둘러싸고 군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군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해오던 정례 훈련임을 내세워 예정대로 실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를 극한대립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 대응을 거론하고 있다.
군도 이런 점을 의식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26일 “외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군은 최후까지 나서지 말아야 한다. 군이 개입하게 되면 문제가 더 꼬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은 마지막까지 상대방과 통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적 움직임이 포함된 조치는 외교 또는 경제적 조치보다 양국 관계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크고 깊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으로 취하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독도가 한·일 양국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독도 방어 합동훈련을 하지 않는 것은 훈련의 의미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고 군은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안 좋다고 해서 십수년째 해오던 훈련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끝나고 난 뒤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결정은 주초에 열리는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내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일 양국 상황과 국방부·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의 의견을 종합해 독도 방어 합동훈련 관련 사항을 결정짓는 자리다. 회의를 앞두고 정부 내에서는 매년 두 차례 열리던 훈련을 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국내 여론 부담이 너무 크지만 시기를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 해양경찰이 28일 실시 예정이던 해양재난 대응훈련 장소를 독도 인근 해역에서 울릉도 인근으로 바꾸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일본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보수파 결집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독도 이슈를 이용하는 것에 휘말려봐야 좋을 게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일본에 새로운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굳건한 독도 수호 의지를 보여줄 묘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안두원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