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프로그램탓 방문객 급감… 유지비도 계속 늘어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9년 10월 ‘한강공원 특화 사업’ 일환으로 뚝섬 한강공원 내에 전망문화콤플렉스가 조성됐다. 자나방의 애벌레 모양을 하고 있어 일명 자벌레로 불리는 전망문화콤플렉스를 건립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45억원에 달한다. 지상 4층에 길이 240m 높이 5∼12m, 폭 6∼19m로 동시에 700명이 관람할 수 있으며 전망대와 옥외 데크전시장, 레스토랑 등을 갖췄다.
시는 당초 전망문화콤플렉스를 개장하며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다양한 형태의 문화·전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한강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꼭 거쳐 가야만 할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망문화콤플렉스를 찾는 관람객 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03만5413명의 이용객 수를 기록했지만 2011년 95만3083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 6월 현재 42만1787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방문객 수는 80만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방문객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전망문화콤플렉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운영 예산은 5억원이었으며 2011년 5억3000만원, 2012년 5억5395만원(추정치)으로 소폭 올랐다.
이처럼 방문객 수가 매년 감소하는 이유로는 홍보 부족과 빈약한 프로그램 등이 꼽힌다. 2009년 말 개장을 앞두고 TV드라마 배경으로 관심을 끌며 개장 첫해에는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었지만 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망문화콤플렉스에서 열리는 전시·문화 공연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시민들에게 다양한 전시·문화 공연을 접할 기회를 준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이곳에서는 같은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지난해 총 20번의 공연프로그램 중 똑같은 내용이 13차례 열리는가 하면, 전시 공간도 대학 졸업작품전 장소 등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다. 공연·전시 공간은 일반인들의 신청을 통해 무료로 대여해 준다.
뚝섬유원지 인근에 사는 김모(38)씨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끔 오는데 매번 비슷하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며 “건물 규모에 비해 공연 내용도, 전시된 작품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벌레에 입점해 있는 카페나 매점도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시립미술관과 합동으로 기획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해 시민들이 찾아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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