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내정자 친박계 원조 분류… 인사위원장도 겸직 ‘막강’
실장트리오 중심 국정 장악
‘작은 청와대’와 배치 지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새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하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전날까지 발표된 17개 부 장관 인선이 측근 정치인 기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무·전문가를 중용한 것과 대비된다. 새 정부 ‘권력의 핵’으로서 박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각 행정부처에 전달해야 하는 비서실장의 역할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최측근을 발탁하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인 셈이다.
허 내정자는 원조 친박계로 분류된다. 국회 상임위원장과 주요 당직 경력을 지닌 그가 내각과 여당, 야당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에 특유의 노련함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둘러싼 야당과의 갈등과 북핵 문제 해결 등의 업무에서 국회와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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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최측근인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2011년 11월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 당선인(오른쪽)과 허 전 의원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일각에선 야당이 제기했던 ‘강청약내’(강한 청와대 약한 내각)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료·전문가 중심 내각보다 박 당선인의 복심이 포진한 청와대로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당선인의 ‘작은 청와대’, ‘책임장관제’ 실현 약속과 배치되는 인선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청와대 국정기획, 민정, 홍보수석 인선도 박 당선인 인사의 제1 원칙인 신뢰와 업무능력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대선 과정에서 직간접으로 박 당선인을 도왔던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인수위 총괄간사 겸 국정기획조정 분과 간사로 새 정부 조직과 주요 국정과제 설정의 기반을 닦았다.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는 인수위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그 전에는 박 당선인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으로 뛰었다. 두 수석 내정자 모두 인수위와 새 정부 업무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데다 정권의 조기 안착과 국정 장악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 3일 뒤 발표가 예상되는 정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외교안보 수석 내정자 명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 등과의 소통 창구인 정무수석에는 박 당선인 비서실 이정현 정무팀장 기용이 확실해 보인다. 이 팀장이 최근 박 당선인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야당 협조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런 추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외교안보수석에는 국가미래연 회원인 이정민 연세대 교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래전략수석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이자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을 지낸 민병주 의원,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인 이병기 서울대 교수가 이름을 올린다. 고용복지수석에는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간사인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교육문화수석으로는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간사 등이 거론된다. 경제수석은 박 당선인의 경제부흥 기조를 운용할 능력 등을 감안해 관료 출신이 낙점될 것이란 전언이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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