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의 취임사 키워드는 국민, 행복, 경제로 요약할 수 있다. 원고지 26장 분량의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국민으로 모두 57회나 등장했다. 이어 행복 20회, 경제·문화 19회, 희망 9회 순이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 활동을 종료하며 국정비전으로 내세웠던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다시 강조하고 경제성장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진(15회), 기업(14회)을 핵심 주제어로 사용한 것과는 차별화한 모습이다.
이번 취임사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에서 자취를 감췄던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재등장했다.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한강의 기적’을 4회 언급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5회), 북핵(4회), 안보(2회)의 표현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태세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의지가 묻어난다. 박 대통령은 “저는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 출마선언문에서부터 내세웠던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는 다소 약해졌다는 평이다. 국민대통합과 소통은 단 한차례도 쓰이지 않았다.
취임사 작성은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측근들이 맡았다.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전체적인 취임사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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