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돈(54) 태안군해수욕장연합회장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03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학생들이 물에 빠져 숨졌다"며 "주민들이 사설 해병대 캠프 업체 쪽에 이 같은 사실을 주지시키고 수없이 경고했음에도 실종사고가 났다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 회장에 따르면 2003년 7월 13일 같은 장소로 하계 캠프를 온 중학생(당시 14) 2명이 바다에 빠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이들은 교관이 신경을 채 쓰지 못하는 사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윤 회장은 "똑같은 곳에서 학생들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자식 키우는 처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이번 실종사고 캠프 업체 측은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중인 구조선은 모터를 달아놓은 고무보트 1∼2척에 불과했고, 구명조끼도 불량품을 포함해도 100여개 밖에 없을 만큼 안전장비 상태가 열악했다고 윤 회장은 잘라 말했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을 비롯한 일부 주민은 수시로 이번 실종사고 캠프 업체 측에 찾아가 안전시설을 갖추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회장은 "어제도 일부 주민이 업체 관계자를 만나 항의를 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사고 전날까지도 강풍으로 태안 지역 파고가 높았던 만큼 다른 날보다 더 위험할 수 있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지역 선주 박모(54)씨는 "사고지 인근 해안은 선박이 운항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살이 워낙 빠른 곳 중 하나"라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배가 위험해 차라리 멀리 돌아가곤 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도대체 왜 이런 날, 이런 곳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를 진행했느냐'며 업체 측의 안전불감증을 성토했다.
인터뷰 내내 격앙돼 있던 윤 회장은 "10년 만에 다시 인명사고가 난 게 한곳에 살아온 주민으로서 너무 분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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