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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대표 한강 투신… 현장 방송기자 ‘자살방조’ 논란

입력 : 2013-07-28 11:32:55 수정 : 2013-07-28 11: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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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기씨, 후원 요청하며 뛰어내려 경찰 긴급 수색… 생사 확인 안돼
방송사 “사고 전후 두차례 신고”
시민들에게 1억원 후원을 요청하며 ‘한강 투신’을 예고했던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

26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마포대교에서 한강 물로 뛰어내렸다.

당국은 헬기 등을 동원해 긴급구조에 나섰지만 장맛비로 유속이 빠른 데다 수중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오후 8시50분쯤 수색을 중단했다. 이날 성씨의 트위터에는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성씨가 투신하는 순간을 찍은 사진이 게시됐다.

한 네티즌은 “현장을 목격했다”며 직접 촬영한 장면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사진에는 남성 3명이 성씨 투신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남성연대 관계자와 KBS 촬영기자로 알려졌다.

투신 당시 성 대표 주변에 촬영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비난글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Nam*****’는 “사람이 투신 자살을 한다는데 태연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나”라며 이들을 자살방조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경찰은 성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되면 이들에게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남성연대 관계자는 “성 대표를 말렸지만 수영에 자신이 있다며 자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KBS측은 논란이 확산하자 보도자료를 통해 “KBS 취재진은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사건 발생 전 1차 신고를 했고, 사건 발생 직후 2차 신고도 했다”며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KBS 취재진이 사건현장에 막 도착했을 때의 모습으로,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성씨는 전날 남성연대 홈페이지 등에 “26일 한강 24개 다리 중 경찰, 소방관 분들에게 폐 끼치지 않을 곳을 선택해 투신할 것”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성 대표는 투신 예고 글에서 “뻔뻔스러운 간청을 드린다. 시민 여러분이 저희에게 1억원을 빌려달라”며 후원을 호소했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중간 지점에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다리 난간을 잡고 투신하려는 모습을 남성연대 관계자와 KBS 촬영기자가 카메라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1월 출범한 남성연대는 성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부지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로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회원이 몇명이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남성연대는 출범 이후 남성을 위한 법률 및 생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성가족부, 성매매 특별법 폐지와 군가산점제 부활 등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대구 출신의 성 대표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여가부 폐지 시위를 벌이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각종 토론회에 논객으로 나서고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아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박영준·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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