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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앙알프스 조난 부산 산악인 4명 결국 주검으로

입력 : 2013-07-30 19:17:29 수정 : 2013-07-31 0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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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들 악천후 속 가이드 없이 등반하다 참변
일본 혼슈(本州)의 산악지역인 ‘중앙알프스’ 등반에 나섰던 한국인 단체등반객 20명 중 5명이 악천후 등으로 조난사고를 당해 4명이 사망했다. 나머지 1명은 구조됐다.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30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인 단체등산객 중 박문수(78)씨 등 4명이 현지 경찰 등의 수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날 오전 5시쯤 호켄다케(寶劍岳·2931m)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다른 세 사람은 오전 6시쯤 히노키오다케(檜尾岳)와 호켄다케 사이 해발 2800m 지점 등산로와 1720m 지점, 인근 100m 높이 낭떠러지에서 차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난됐던 박혜재(63)씨는 오전 11시쯤 구조됐다.

한국인 단체등반객 20명은 부산의 한 여행사를 통해 지난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駒ヶ根)시의 이케야마(池山)에서 등반을 시작했고, 한 산장에서 1박한 후 29일 아침 호켄다케로 향했다. 함께 출발했지만 날씨가 추운 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해 대오가 몇 개로 쪼개졌다. 결국 일행 중 8명은 예정대로 호켄다케 산장에 도착했지만 4명은 무인대피소로 피난해야 했고 나머지 3명은 하산해 유스호스텔에 묵거나 전날 묵었던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박혜재씨는 총영사관 조사에서 가장 먼저 탈진해 거동할 수 없게 된 박인신(70)씨의 곁을 지키다 그의 호흡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발길을 옮겨 근처 산장으로 피신했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생존자들도 뒤처진 일행을 기다리다 위험한 상황에 이르자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다고 밝혔다. 생환자들은 “등산로 표지판에 산장이나 무인대피소까지의 거리가 표시돼 있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이 때문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등의 판단을 빨리 하지 못했다”고 총영사관에 말했다.

총영사관과 일본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는 평소에도 암봉이 많아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곳에서 갑작스러운 폭우와 악천후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발 당시 비바람이 강하고 안개가 많이 끼어 현지 사정에 정통한 일본인 등산팀도 등반 일정을 취소할 정도였다. 일본 등산 전문가는 “중앙알프스는 북알프스에 비해 찾는 한국인이 적어 한국어 정보도 적고, 일본인도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급변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고 NHK가 전했다.

일각에서는 숨진 한국인 등반객들이 수십년간 산을 타온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63∼78세의 고령인 데다 비용 절감을 위해 현지 등반가이드조차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무리한 등반’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 등산객을 봤다는 한 일본인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대단한 악천후였다”며 “앞서 가던 한국 등산객들은 ‘춥다, 춥다’ 하면서 산에 올랐다”고 증언해 준비부족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상 부근 기온이 약 10도 정도로 쌀쌀했고, 체감온도는 더 낮은 상황이었음에도 등반객들이 여름산행용 복장이었다는 것이다. 또 호켄다케 산장까지 7시간에 도착하겠다는 등반 계획도 전문 산악인이 날씨가 좋을 때 주파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고령인 등반객들에겐 어려운 일이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의 산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2007년부터 꾸준히 증가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으로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꾸준히 늘고 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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