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다른 곡물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업들이 다양한 각종 쌀 가공식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류 붐’을 타고 해외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한국의 쌀 가공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등에 따르면 웰빙 분위기, 1인 가구 증가 등 트렌드 변화에 맞춰 관련 기업들이 다양한 쌀 관련 가공식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정부가 2010년부터 쌀 생산량 급증으로 쌀이 남아돌자 쌀 가공식품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큰 폭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건강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밀을 대신해 쌀을 재료로 한 쌀빵, 쌀라면 등의 식품이 많이 출시됐고,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로 즉석식품 형태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컵국밥과 냉동밥 등이다. 대상 청정원은 컵라면을 대신할 수 있는 컵국밥을 내놨다. 밥을 열풍 건조해 뜨거운 물만 부으면 컵라면처럼 간편하게 국밥을 즐길 수 있다. 풀무원과 아워홈은 냉동밥을 선보였다. 냉동밥은 직접 지은 밥과 재료를 급속 동결해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갓 조리한 것 같은 볶음밥과 국밥을 먹을 수 있다. 오뚜기는 옛맛을 살린 누룽지와 쌀떡국 제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쌀 관련 가공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2008년부터 정부와 가공식품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우수 쌀가공제품 TOP 10’ 행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쌀 함량이 30% 이상인 시판 제품을 대상으로 식감, 포장디자인, 수요확대 가능성, 제품개선 노력, 소비자 인지도 제고 여부 등을 종합평가해 상위 10개 제품을 선정한다. TOP 10에 선정되면 정부가 대형 마트 및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마케팅 등을 지원해주고 있어 매출 증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2011년에 선정된 제품의 경우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매출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로 수출되는 즉석떡국, 즉석떡볶이, 떡국떡 등 우리나라 쌀 가공식품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제공 |
쌀 가공식품 회사들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과거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제품을 수출했다면, 최근에는 한류 ‘붐’에 힘입어 현지인들이 우리나라 쌀 가공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주요 쌀 가공식품의 수출 추이를 보면 가공밥 및 떡류는 지난해 2594만7000달러를 수출해 2008년(1607만7000달러)에 비해 61.4% 늘었다. 같은 기간 쌀과자는 73.1%, 식혜는 9.8% 수출이 늘었다.
100% 쌀로 떡국과 떡볶이를 생산하는 ‘하얀 햇살’은 2010년 9월 미국을 시작으로 2011년 1월 태국으로 시장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2011년에 10만3200㎏을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는 13%가 증가한 11만7215㎏을 수출했다. 올해는 목표를 15% 늘렸다. 이처럼 외국인에게 생소한 떡국과 떡볶이의 수출이 는 것은 현지인 입맛에 맞도록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해왔기 때문이다.
‘DMG FOOD’의 경우 한류 붐에 힘입어 일본으로 떡볶이와 떡국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일 관계 냉각으로 수출이 줄자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열린 ‘대한민국식품대전’에서 운영된 쌀가공식품전시관에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찾아와 우리나라 쌀가공식품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 러시아, 중국 바이어들은 전시식품전에 전시된 떡, 쌀 즉석식품, 쌀면류 등을 생산한 기업들과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쌀 가공식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홍보활동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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