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폐쇄회로(CC)TV가 4개가 설치돼 있고, 입구에서 벨을 눌러야 문을 열어주는 구조였다. 휴게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와 욕실이 갖춰진 10㎡ 규모의 밀실 8개가 나타났다. 경찰이 방마다 문을 열자 남녀가 급하게 옷을 입었다.
경찰은 “지금 성매매 중이셨죠?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아저씨랑 아가씨도 이리 오세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시지만 했을 뿐 성관계는 안 했다”고 항변했으나 경찰은 방에서 휴지와 콘돔 등 성매매 흔적을 발견했다.
업주 민모(49)씨의 바지 주머니에서 콘돔 10여개도 나왔다. 민씨는 지난 4월 중학교에서 20m가량 떨어진 이곳에 월세로 가게를 얻고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다. 여종업원을 고용한 뒤 남성 1명당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하다 지난 5월 경찰에 적발됐지만 영업을 계속했다.
경찰은 이 중학교 주변에만 성매매 및 유사성행위 업소가 1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한욱 서북경찰서 생활질서계장은 “학교 울타리로부터 200m 이내에는 전화방이나 성인용품점, 마사지 업소 등의 설치가 금지되지만, 위장 성매매 업소는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적발된 휴게텔에서는 관할 세무서에 ‘화장품 소매업’으로 등록한 사업자 등록증이 발견됐다.
이 학교 3학년 정모군은 “우리 학교 주변에 이런 변태업소가 너무 많아 짜증 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마사지 업소인 줄 알았지 성매매를 하는 줄 몰랐다”면서 “적어도 학교 주변만큼은 이런 업소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경찰은 학교 주변 성매매 업소 등에 대해 성매매 특별법은 물론 학교보건법과 건축법을 적용, 자진 철거와 업종 전환에 나서도록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조원조 충남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강력한 단속과 함께 학교보건법에 따라 자진 철거를 유도·명령하겠다”며 “건물주에게는 건축법 위반에 따른 이행 강제금 부과와 형사고발도 병행해 학교 정화구역 내 유해업소를 퇴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hofkd11@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