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를 반박하는 회의론자들의 물음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들은 기후학계에서 몇 명 안 되지만, 얼마 전 1998년 이후 15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화여대 최용상(환경공학·사진) 교수에게 온난화 주장의 맹점에 대해 들어봤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대기과학 분야에서 유일한 온난화 회의론자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5차 보고서는 최근 15년간 지구기온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온난화가 멈췄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보는데.
“10∼20년간 기온 상승이 정체되는 현상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문제는 IPCC가 너무 확정적이고 분명하게 온난화를 주장한다는 것이다. 4차 보고서(2007년)에서 그들은 2000년 이후 20년간 0.2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지만, 사실상 (이런 주장은) 깨졌다. 불확실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확정적으로 내다본다는 게 문제다.”
―지구 온난화 주장의 가장 큰 맹점은 무엇인가.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기후 민감도’라는 것이다. 민감도가 높을수록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로 온도가 많이 상승한다. 그런데 현재 학계에서는 민감도에 대한 연구보다는 ‘고민감도를 전제한 모델’을 놓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기후 모델이 고민감도이다.”
―학계에 그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건가.
“민감도 자체를 연구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많아야 전 세계 10명 정도 될까. 고민감도를 부정하는 순간 모델을 쓸 수 없고, 그럼 그 어떤 연구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모델을 쓰는 것이다. 모델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발전이 있다.”
―하지만 온난화의 맹점을 주장하는 학자는 아직 소수다. 그래서 불리한 점은 없나.
“오히려 우리나라는 분위기가 자유로운 것 같다. 외국에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회의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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