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생육부진… 누렇게 고사도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로 농경지리모델링을 한 이후 2년째 염해(鹽害)를 입고 있는 전남 나주 동강면 옥정지구 농민들이 보상 기준을 놓고 한국농어촌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8일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와 농민들에 따르면 동강면 옥정리 일대 40필지 6만여㎡가 불량 준설토 반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벼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데다 아예 누렇게 고사했다. 지난해 5월 영산강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나온 준설토로 농경지 리모델링을 한 이후 계속된 피해를 입고 있다. 준설토 반입으로 농경지 토양이 산성(pH 4)으로 변한 데다 염도가 4.1∼10.2dS/m(기준치 1.56ds/m)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준설토 피해를 인정하고 보상에 나서고 있지만 보상 기준을 놓고 농민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진통을 겪고 있다.
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660㎡(200평·1마지기) 당 440㎏(1등급 수매가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농민들은 540㎏을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경지리모델링사업 당시 보상금으로 지급한 기준인 ‘휴경 보상금’을 제시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당시 공사로 인해 2년간 벼와 보리농사를 짓지 못할 것으로 보고 2모작을 기준점(540㎏)으로 보상했다. 이를 근거로 농민들은 이번 보상에서도 이모작을 근거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보상 기준점으로 최근 3년간 나주지역 쌀 수확량의 평균값인 440㎏을 내놓고 있다. 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는 “통계청에서 올해 벼 수확량 통계자료가 넘어오면 전남도와 나주시를 비교한 다음 최고치를 보상 기준점으로 삼겠다”면서 “농민들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벼 수확을 정상화한 다음 현실성 있는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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