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 몽골, 비핵화·사형 폐지 지지”
北 세습 체제 비판 내용 주목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No tyranny lasts for ever.)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자유와 인권, 법치주의 등의 가치를 역설하는 연설을 하면서 독재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탈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몽골의 체제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3대 세습’ 체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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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 |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은 인간의 생명권을 존중한다”며 “2009년 6월 사형제도를 철폐했으며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은 21년 전 스스로 비핵지대임을 선포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은 몽골의 이 같은 지위를 문서로 확정했다”며 “몽골은 안보를 (핵무기가 아닌)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수단으로 보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공포정치를 펴며 핵 개발에 매진하는 북한 정권에 충고를 하는 듯한 어투였다. 몽골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연설문을 대통령실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김일성종합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아무런 질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연설장을 떠날 때까지 박수를 보냈다고 몽골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번 연설은 북한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으며 북한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에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몽골 대통령실은 밝혔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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