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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최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최악 ‘오로라 공주’

입력 : 2013-12-15 20:55:28 수정 : 2013-12-16 07: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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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전문가·방송사 PD 설문 올해 안방극장은 실망과 환호가 교차했다. ‘막장’ 드라마는 끊임없이 논란을 양산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재벌·신데렐라 드라마는 안일했고, 일본 원작 드라마가 범람하면서 창작 시장의 현주소에 대한 경고음이 불거졌다. 정통 대하 사극은 명맥이 끊겼다. 반면 톱배우·스타 작가 없는 작은 드라마들의 대거 약진은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판타지가 결합된 복합 장르 드라마의 성공은 다양성 확대에 기여했다.

치열했던 드라마계가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 올해 최고·최악의 드라마, 최고의 연기를 한 배우와 최악의 캐릭터 등 4개 부문을 선정했다. 대중문화 전문가 8명과 방송 4사 중견 PD 각 두 명씩 모두 1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들은 각 부문에서 두 편씩 추천했다. 최고의 드라마는 tvN ‘응답하라 1994’(9표·이하 응사)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8표·이하 너목들)가 경합했다. 최악의 드라마로는 거의 만장일치로 MBC ‘오로라 공주’(14표)가 지목됐다. 

◆응사는 “드라마의 최정점”, 너목들은 “대본, 연출, 연기 3박자 절묘”

최고의 드라마에는 판타지 요소를 도입해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거나 인간과 사회, 역사에 대한 진정성을 담은 작품들이 뽑혔다. SBS와 tvN이 선전했다. SBS는 ‘너목들’ 외에 ‘황금의 제국’(3표)을 3위에, tvN은 ‘응사’ 외에 ‘나인’(3표)을 3위에 올렸다.

‘응사’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드라마의 최정점”(김선영 평론가), “하나의 사회현상이 된 드라마”(하재근), “올 한해 드라마 중 대중문화의 키워드가 될 유일한 드라마”(김교석 평론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SBS의 한 드라마PD는 ‘응사’에 2표를 몰아줬다.

‘너목들’에 대해 김교석 평론가는 “법정 드라마, 초능력, 로맨스를 잘 조합해 새로운 드라마를 선보였고, 새로운 남자 주연배우의 모습을 개척했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연이 돋보였다”(박명진 중앙대 교수), “대본, 연출, 연기 3박자가 잘 갖춰진 매력적인 드라마”(CJ E&M 드라마PD)라는 호평도 헌사됐다.

‘황금의 제국’은 “‘대사 중심의 연극적 드라마’를 만든 점에서 최고”(공희정 평론가)라거나 “지금 우리 사회의 욕망에 대한 가장 정확한 비평”(김선영)이라는 평을 받았다.

단막극에 대한 조명도 나왔다.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횡행하면서 훼손된 드라마 생태계를 정화시켰다”며 ‘KBS 드라마스페셜’을 최고로 꼽았다. 공 평론가는 “단막극에 대한 별도 평가가 있으면 좋겠다”며 MBC 드라마 페스티벌의 ‘이상 그 이상’이 “아주 우수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굿닥터’(2표), ‘그 겨울 바람이 분다’(2표)가 좋은 평을 받았다.

◆오로라 공주는 “시청자 모독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혹평과 함께 최악의 드라마 부동의 1위에 올랐다. 공 평론가는 “건전한 대중 지성을 형성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누적되면 왜곡된 가치관이 형성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드라마라는 장르를 조롱거리로 전락시킨 시청자 모독 드라마”(김선영)라는 비평이 이어졌다. 현장 PD들의 감상은 혹독했다. 이들은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드라마화할 의지가 있는 PD가 과연 얼마나 될까”(KBS), “이런 작품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앞으로 어떤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어야 하나요”(CJ E&M)라고 토로했다.

KBS2 ‘왕가네 식구들’ 역시 도마에 올랐다. 김헌식 평론가는 “며느리 오디션, 납치 자작극 등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우스꽝스러운 설정으로 시청률 지상주의를 선도했다”고 일갈했다. KBS PD는 MBC ‘메디컬탑팀’에 대해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멘붕’(혼란과 좌절)에 빠져 허둥대는 현장이 보여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최악의 드라마에는 이 외에도 ‘야왕’, ‘백년의 유산’, ‘칼과 꽃’, ‘루비반지’ 등이 올랐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최고의 연기자·캐릭터 20명 넘어 의견 분분


최고의 연기를 한 배우에는 20명, 최고의 캐릭터에는 23명이 선정돼 의견이 분분했다. 좋은 연기와 캐릭터가 그만큼 많았던데다 평가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내 딸 서영이’의 이보영은 4표를 얻어 가장 좋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에 꼽혔다. 김헌식씨는 이보영에 대해 “연기자와 배우의 캐릭터가 가장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비밀’, ‘돈의 화신’의 황정음은 “처음으로 그가 배우로 보였다”(CJ E&M)는 평을 얻었다. 김혜수에 대해 하 평론가와 CJ E&M PD는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김혜수에 의한, 김혜수를 위한 드라마”라고 동일한 평을 내놓았다.

김교석씨는 20대 남자 배우의 출현을 대표하는 이종석과 김우빈을 최고의 연기자로 꼽으며 “신선하고 개성있는 마스크와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송은아·김승환 기자 sea@segye.com

■설문에 참여한 분들 ①대중문화 전문가 그룹(8명) 공희정 평론가, 김교석 평론가, 김선영 평론가, 김헌식 평론가, 박명진 중앙대 교수, 정덕현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 하재근 평론가 ②방송 제작 실무진 그룹(8명) KBS·MBC·SBS·CJ E&M 중견 드라마 PD 각사 두 명씩. 자사 드라마는 제외하고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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