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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꼭꼭 숨은 김정남… 김정은 칼끝 이번엔 형을 향하나

관련이슈 北 권력 투쟁…장성택 전격 사형

입력 : 2013-12-15 19:55:40 수정 : 2013-12-16 10: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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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봐준 장성택 역모 처형… 보호막 사라져 풍전등화
中 ‘김정은 대안’으로 보호… 향후 北·中관계 중대 변수
북한의 전격적인 장성택 숙청 배경에는 북한판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 내부의 갈등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처형당한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사진)을 은밀히 후원하면서 세력을 규합한 것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측에 포착되면서 ‘피의 숙청’을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장성택과 그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는 김정남의 어린 시절부터 후견인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 부부는 김정남의 스위스 유학과 현재 중국 생활에 이르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남은 친분이 깊은 일본 기자에게 ‘내가 고모와 고모부(장성택)로부터 특별한 애정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선정 과정에서도 김정은 대신 김정남을 적극적으로 밀었다는 설이 파다하다. 장성택으로서는 경험이 일천하고 나이가 어린 김정은보다는 중국에서 개혁개방을 지켜본 김정남이 후계자로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성택은 중국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중국처럼) 경제를 개방하지 않으면 살 길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 체제로는 북한 체제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특별군사재판소가 장성택의 사형을 선고하면서 “(장성택이) 왼새끼를 꼬면서(딴마음을 먹고) 영도의 계승문제를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는 천추에 용납 못할 대역죄를 지었다”고 밝힌 것은 이런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남이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난 뒤에도 장성택이 그와 계속 비밀교신을 하며 뒤를 돌봐줬다는 첩보는 북한 체제의 미래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중 관계 소식통은 “이번 장성택 제거는 최근 장성택 측근과 김정남의 잦은 접촉이 상당한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대사가 김정남을 만나 돈을 주는 등 핵심 측근이 김정남과 여러 차례 접촉한 것이 북한 당국에 파악되면서 숙청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북한 정권 내부에서 ‘백두혈통’ 간 권력 쟁탈전이 전개됐으며 장성택의 ‘쿠데타’ 실패로 김정남도 숙청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김정남 숙청은 북·중 관계와도 직결된 사안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김정남 경호인력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그의 경호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김정은 체제가 급격하게 흔들릴 경우 백두혈통이면서 친중 성향인 김정남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김정남을 끝까지 보호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성택과 가까운 김정남이나 지재룡 중국 대사 등을 쉽게 소환하지 못하는 것은 친중 인사들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리카이성(李開盛)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관계연구소 부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의 추가 숙청이 초래할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지금 북한 내 인사조정을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 북한과 어떻게 소통해 나갈지를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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