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군, 내각을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로 무장하기 위한 인적 정비와 함께 제도적 개편 작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은 김정은 3대세습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우리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는 제목의 정론에서 “이 하늘에선 수령의 피가 아닌 다른 피를 가진 인간은 숨 쉴 공기도 없고 설 땅도 없다”면서 “그가 누구이건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해 나선다면 설사 피를 나눈 혈육이라 해도 서슴없이 징벌의 총구를…”이라고 썼다. 이 같은 노동신문 정론의 언급은 김정은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은 물론 친형인 김정철 등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김정남은 숙청된 장성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에 후계자로 밀었으며 김정일 사후에도 암암리에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유일영도체제의 최대 위험 인물인 셈이다.
제도적으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방위 국가안전보위부, 내각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은 이들 3개 조직의 위상 강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황 부부장은 지난달 30일 김정은의 백두산 삼지연 방문을 수행했을 뿐 아니라 장성택 처형 이후 4차례 이뤄진 것으로 보도된 김정은 공개행사를 빠짐없이 밀착 수행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신실세로 부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아들인 최준과 김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아들인 김철도 요직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포함해 13일 사망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딸인 김문경은 당 국제부 부부장, 사위 리흥식은 외무성 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김정은의 사조직인 ‘봉화조’에 소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김정은체제의 권력은 최룡해를 중심으로 한 혁명 2세대가 기반을 다진 뒤 최준과 혁명 3세대, 기술관료들이 내실을 기해 나가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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