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58·사진) 경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물리적인 도심 정비와 함께 해당 지역의 사회·경제·문화적 부문을 재생할 수 있는 종합적 도시재생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교육, 복지 등 지역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안은 고민하지 않고, 건축물과 경관 디자인만 아름답게 꾸미는 데 치중하면 도시재생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일자리와 교육기회 등 청년들이 그 지역에 정착할 동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 관광상품 등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도시재생의 추동력은 주민으로부터 나온다. 주민이 중심에 있고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각 사회단체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보여줄 때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력과 재정이 투입되면 지지부진하던 사업의 진척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사업은 실제 사업 진행단위가 작은 동네라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단기간에 성과를 위해 서두르다 보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도시재생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영국 도클랜드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해 부침을 겪었다. 김 교수는 “경제적으로 환산되지 않지만 ‘사람’, ‘이웃’, ‘마을’에 가치를 두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마을공동체는 사회적 자본으로 지역의 중요한 성장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올해 시행되는 도시재생사업에 지자체들이 준비 없이 우후죽순으로 나서는 데 대해 우려했다. 그는 “우리 지역이 쇠퇴한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이 맞는지 충분히 연구하고 고민하지 않고 뛰어드는 것은 실패할 확률을 높이는 일”이라며 “선진국처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 위한 지역발전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의 철저한 사전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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