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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씨 여동생, 간첩 상부선 연락처 실토”

입력 : 2014-03-14 06:00:00 수정 : 2014-03-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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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협력자 金씨 14일 영장 청구
2012년 국정원 합동신문서 진술
“北 보위부원 전화번호 암호 암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수사는 유가려(30)씨가 국가정보원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 소속 공작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털어놓으면서 본격 착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이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여동생으로, 2013년 7월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여동생 유씨는 2012년 10월 탈북자를 위장해 입국한 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았다. 유씨는 당시 본인 이름을 ‘유광옥’이라고 밝히고 진성 탈북자라고 주장했으나 한 달 만에 재북 화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씨는 자신의 입국 경위를 털어놨고, 북한 보위부 지령을 받아 한국 내 탈북자 현황 등 간첩활동을 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특히 한국 정착 후 연락할 북한 보위부 ‘상부선’ 연락처를 진술했다. 유씨가 밝힌 연락처는 ‘139-0433-○○○○’로 총 11자리의 중국 휴대전화 번호였다.

당시 국정원은 유씨가 연락처를 기억하면서 ‘연상암기법’을 활용한 점에 주목했다. 유씨가 앞 세 자리 ‘139’는 ‘백살구’(백삼구)로, 중간 네 자리 ‘0433’은 ‘공사장’이라는 말을 썼는데 상당히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해 간첩 혐의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국정원은 이 번호를 사용한 인물이 실제 북한 보위부 반탐부 공작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탐부는 북한 내 간첩 색출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유씨는 오빠 유씨의 1심 재판 당시 비공개로 열린 신문에도 증인으로 참석해 동일 내용을 재판부에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 진술을 전반적으로 부인했고, 결국 이런 진술은 증거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문서 위조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선양주재 총영사관 이인철 영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긴급체포한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도 이날 다시 조사한 뒤 14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중 수사팀을 중국으로 보내 국제 사법공조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씨 사건 재판 당시 검찰은 중국 정부가 위조라고 밝힌 유씨 출입경 기록을 국정원 비공식 루트로 입수했음에도 “중국에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발급받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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