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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朴정부 1년, 부패척결 말뿐… 되레 뒷걸음

입력 : 2014-05-07 06:00:00 수정 : 2014-05-07 11: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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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1년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7점대(10점에 가까울수록 부패)까지 올라간 반면 중국은 1년 새 크게 개선되면서 한국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특히 우리나라 부패지수가 높아진 주 원인이 부패 적발 후 ‘솜방망이 처벌’과 기업의 ‘뇌물 문화’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관피아’(관료마피아)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민관 유착 비리는 뿌리 깊은 정·관·업계의 부패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6일 세계일보가 단독입수한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의 ‘2014 국가 부패 수준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해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아시아 16개국의 부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7.05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의 6.98점에 비해 0.07점 오른 점수다. 같은 기간 전체 국가의 평균은 5.74점으로 전년 대비 0.01점 상승했다. 각 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급 기업인 2000여명을 상대로 부패 수준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수준의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관·업계에 부패 문화가 심각하다. “선진국인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부패 수준이 남아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PERC 보고서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부패지수를 끌어올린 가장 큰 항목은 ‘부패 적발 시 사법당국 처벌의 적절성’(8.95점)이다. 박근혜정부가 ‘무관용’ 원칙을 밝힌 대기업 총수에 대한 처벌 수위는 물론 부패사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부패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7.16점)와 시민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태도(4.07점)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시민의식은 선진국 수준의 높은 부패 척결을 기대하는 반면 정부의 처벌 의지는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는 싱가포르(1.60점), 일본(2.08점), 호주(2.55점), 홍콩(2.95점), 미국(3.50점) 등으로 강력한 부패 방지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부패사범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나라들이다. 한국과 같은 7점대를 받은 국가로는 중국(7.10점, 10위), 필리핀(7.85점, 11위) 등이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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