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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추돌 14시간 전 신호 이상 알고도 무시

입력 : 2014-05-06 19:13:26 수정 : 2014-05-07 0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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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직원 조치 안 취해
기관사는 출발 지연 보고 안해
서울메트로가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가 나기 14시간 전 신호계통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하고도 이를 통상적 오류로 여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열차추돌사고 당일인 2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신호기계실에서 모니터상으로 신호 오류를 확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이 직원의 보고를 받은 제2신호관제소는 이날 신호 오작동을 통상적인 오류로 생각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9일에도 신호기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지만 서울메트로는 이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문제가 된 신호 연동장치 데이터를 지난달 29일 오전 1시10분부터 점검하기 시작해 1시20분에 수정을 완료했다. 이후 서울메트로의 신호기 유지보수 컴퓨터 기록에는 데이터 수정 1시간50분 뒤인 3시10분 처음으로 신호기 오류가 감지됐다고 기록돼 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지난 3일 사고원인 분석 결과 당시 29일 오전 3시 속도를 올리기 위해 신호연동 장치 데이터값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가 난 2일 오후까지는 데이터 오류가 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값 변경 시간과 관련, 서울메트로 측 발표와 신호팀 직원이 경찰에서 진술한 시간이 차이 나는 이유에 대해 경찰은 “당시 시스템 데이터 변경을 한 서울메트로와 외주 업체 직원의 진술이 엇갈린 때문”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오늘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당시 전방 열차에 이상이 생겼지만 기관사는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전방 열차를 운전하던 기관사 박모(48)씨는 사고 직전 열차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스크린도어를 세 번이나 여닫으면서 출발이 1분30초 지연됐다. 하지만 박씨는 이를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후방 열차를 운전하던 엄모(45)씨는 신당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진행하던 중 100m가량의 곡선구간을 지나 갑자기 ‘정지’ 신호가 표시된 것을 발견하고 비상 급제동을 했지만 추돌하고 말았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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