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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책임회피·말 바꾸기 급급… 세월호와 닮은꼴

입력 : 2014-05-06 19:13:01 수정 : 2014-05-07 1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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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발표, 수사 결과와 달라
“신호 연동장치 오류에 대해 사고 당일 오후까지 알지 못했다.”(3일,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2일 오전 1시쯤 오류 사실을 확인했다.”(6일 서울경찰청)

지난 2일 오후 3시쯤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를 두고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와 경찰 간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 인재(人災)로 발생한 사고, 미흡한 안전조치, 엇갈리는 발표 등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나타난 문제가 재연되는 모습이다.

서울메트로는 3일 브리핑을 통해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신호 연동장치 오작동을 사고가 발생한 2일 오후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6일 “사고 발생 당일인 2일 오전 1시30분쯤 신호팀 직원이 오류 사실을 파악했다”며 “신호체계 이상을 ‘통상적 오류’로 판단해 관제실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오류가 발생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이를 파악한 시점이 수사 결과와 달랐고, 오류의 원인으로 보이는 연동장치 시스템 데이터값 수정 사실도 하루 뒤에야 공개했다. 뭔가를 감추려 해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사고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2일에는 “앞선 열차가 상왕십리역에 서 있었던 것은 정상적이었다”고 발표했다가 다음 날에는 “전방 열차 기관사인 박모(48)씨가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 개폐에 문제가 생겨 1분30초간 열차를 지연운행했으며, 이를 관제실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사고 후 안내방송에 대해서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전방열차 기관사 박씨는 경찰에서 추돌 후 안내방송을 하려 했지만 방송장치가 고장 나 직접 객실 3량으로 이동하면서 다친 사람들을 상대로 ‘역무실에서 도움을 받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후방열차 차장 곽모(55)씨도 사고 후 안내방송을 했지만 사고의 영향으로 일부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차량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거나 ‘대기하라’는 내용을 ‘대피하라’고 인식하는 등 증언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 백경흠 경정이 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수사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시민들은 사고를 낸 데 대해 관계자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말을 바꾸려다보니 이같이 엇갈린 설명과 진술이 나오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경찰은 “안내방송이 승객들에게 실제로 들렸는지는 급박했던 당시 상황상 피해자들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며 “아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사람은 없으며, 종합적으로 수사한 뒤 추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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