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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훼손 목조상 ‘테이프 수리’… 장난감보다 못한 문화재

입력 : 2014-05-15 06:00:00 수정 : 2014-05-15 1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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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특별점검…관리 엉망
국가지정문화재 79건 보수 필요
경남 진주의 청곡사에는 불법(佛法)을 지키는 신으로 여겨져 불교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제석천’과 ‘대범천’의 조선시대 목조상이 있다. 두 신은 주로 탱화에서 나타나는데, 조각상으로는 청곡사의 것이 유일해 가치가 크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청곡사에 대해 최근 실시한 특별점검에서 제석천상의 손가락이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훼손도 문제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은 해당 부위를 테이프를 사용해 임시로 붙여 놓았다는 점이다. 아이들 장난감만도 못한 취급을 받은 이 문화재의 정식 명칭은 ‘진주 청곡사 목조제석천·대범천의상’(晋州靑谷寺木造帝釋天·大梵天倚像). 국가지정문화재로, 보물 1232호다. 

보물 1232호인 ‘진주 청곡사 목조제석천·대범천의상’의 모습. 제석천상(오른쪽·노란색 점선 안)의 손가락 손상 부위를 테이프로 임시 접합해 놓은 것이 최근 문화재청 특별점검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제공
국가지정문화재의 부실한 관리실태, 훼손 현황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석굴암, 팔만대장경 등 주요 문화재의 관리 실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문화재청이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에 걸쳐 실시한 특별점검과 5년마다 하는 정기조사 결과의 일부다. 

1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에 정기조사, 특별점검 결과 중 일부를 보고하고 훼손이 심한 문화재의 보존처리 방안을 자문했다. 보고 내용을 종합하면 건조물 문화재 53건(국보 4건, 보물 49건)은 보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13건은 “보수가 시급하다”, 40건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 중에는 ‘예산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 ‘창덕궁 돈화문’(보물 383호), ‘경복궁 아미산 굴뚝’(〃 811호) 등이 포함돼 있다. 동산문화재 24건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했다. 국보 5건, 보물이 19건으로 소장처로는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아단문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채모씨 등 국·공립 기관과 민간 박물관, 개인이다. 사적 중에는 ‘고령 고아리 벽화고분’(165호), ‘순천 선암사(507호) 대선루 협문’이 긴급하게 보수·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달 말 정기조사, 특별점검의 결과를 발표할 때 보다 구체적인 원인분석과 보존방안 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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