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이동식 조립식 주택(사진)을 마련했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관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새로 설치된 이동식 주택 7동에는 단 세 집만 입주했다. 컨테이너로 만든 조립주택은 전기 공급은 물론 냉·난방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진도체육관 등 임시 숙소보다는 훨씬 쾌적한 상태지만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결국 누군가는 남고 외로워질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거기에 내가 포함될 줄은 몰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박승기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텐트나 체육관에 있다가 조립 주택으로 옮겨가면 언론 등 외부에 노출되는 데다 사생활에도 불편함이 있어 거처 이동에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함께 모여 있던 체육관에서 숙소를 옮길 경우 그만큼 실종자 수색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어 조립식 주택 입주를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진도=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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