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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후보자, 13분 회견 내내 격앙…항변

입력 : 2014-06-24 19:20:09 수정 : 2014-06-25 0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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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 절차 따라 청문회 열 의무 있어
오도된 여론 국가 흔들 때 민주주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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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일 지명된 지 14일 만으로, 그동안의 논란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문 후보자는 전날보다 다소 늦은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넘어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할 때는 “아직 할 말이 없다”며 3층 집무실로 곧장 올라갔다. 그러나 10분여 뒤 관계자를 통해 긴급기자회견을 알려 자진사퇴 의사를 굳히고 출근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오전 10시 청사 브리핑룸에 나타난 문 후보자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깍듯하게 인사한 뒤 “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다”며 겸손하게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 친일사관 등 그간의 논란에 대한 억울함과 정치권·언론에 대한 서운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기자회견은 13분 동안 이어졌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청사를 떠나기 위해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이제원 기자
문 후보자는 “법을 만들고 법치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라며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원망이 담긴 지적이다.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고 다소 훈계조로 말하기도 했다.

언론에 대한 섭섭함도 토해냈다. 문 후보자는 “기자 여러분을 보면서 저의 젊은 시절을 다시 한번 더듬어봤다. 40년의 언론인 생활에서 본의 아니게 (다른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일이 없었는가를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며 현재 언론의 보도 태도를 에둘러 꼬집었다. 특히 “(언론 보도가)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회 발언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거론하며 “저는 그렇게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괜찮은 것이냐”, “제가 평범했던 개인 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시는 데 대해 저와 가족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었다”며 “저는 이 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손자다. 보훈처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 절차에 따라 다른 분의 경우와 똑같이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박 대통령에게는 중도하차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회견을 마친 문 후보자는 미리 공지한 대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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