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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 또 실패 땐 최악 상황 위기감…朴의 '고육책'

입력 : 2014-06-26 19:09:20 수정 : 2014-06-27 07: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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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총리' 사의 두달 만에… '도로 정홍원' 왜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한 것은 후임자 연쇄 낙마에 따른 국정공백 장기화를 피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사의 수용 결정을 번복하는 헌정 사상 첫 선택에 따른 후폭풍보다는 ‘비정상적’ 국정 방치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가 지난 4월27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60일가량 내각 컨트롤타워(총리)가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국정 전반에 먹구름이 낀 상태였다.

여기서 세 번째 총리 인선마저 실패한다면 정권의 명운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았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24, 25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8%에 불과한 반면 부정 평가는 50.5%로 과반이었다.

청와대와 여당으로선 코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선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자칫 재보선에 패배해 여당의 과반 의석이 무너질 경우 국정운영의 차질은 물론 ‘조기 레임덕’까지 우려해야 할 지경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낙마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새 총리 카드보다는 인사청문회가 필요없는 정 총리를 재활용함으로써 여론 악화를 차단하는 한편 국정운영의 조기 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도 이날 브리핑에서 시급한 국정과제 산적과 국정공백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鄭 총리·金 실장 체제’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세월호 참사 후 두 달간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 논란 끝에 정홍원 국무총리(왼쪽 두 번째)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18일 정 총리 등과 청와대 국무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에는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엄호의 성격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추천과 검증은 김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야권의 십자포화를 맞아왔다. 그러나 앞으로 고위공직자 추천과 검증에 대한 책임이 신설될 인사수석실로 넘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김 실장 책임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청와대는 유임 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국가개조가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정국에서 국가안전처 신설과 관피아 척결 등의 국가개조와 함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그 첫 단추가 책임총리 카드였다.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대독총리’를 책임총리로 바꿈으로써 개혁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이었으나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정 총리는 이날 유임 발표 직후 “앞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개조에 앞장서서 저의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7일에는 참사 현장인 진도를 9번째로 방문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진도군청에 꾸려진 범정부사고대책본부도 찾아 사고수습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총리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진·박세준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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