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후보와의 야권연대 협상에서 ‘치킨게임’이 지속되면서 양쪽 지지층의 분열로 단일화 효과도 크게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기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19, 20일 실시한 CBS·포커스컴퍼니의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6%포인트) 결과 기 후보는 나 후보에게 8.1%포인트로 졌지만, 노 후보는 0.8%포인트까지 따라붙어 박빙의 구도를 구축했다. 기 후보는 다자 대결 구도에서도 정당 지지보다 두 자릿수 낮은 수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 후보 측은 “선거에 뒤늦게 뛰어든 데다 인지도가 낮은 점을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노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하기에 내세울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로는 부족한 셈이다.
최대 승부처인 동작을이 나, 노 후보의 대결 구도로 재편되면서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건은 기 후보의 사퇴로 인한 노 후보의 경쟁력 제고 여부다. 일단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볼때 나 후보와 박빙이 점처진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언론의 예상과 달리 기 후보가 전격 사퇴하는 형식이 되면서 이성적인 계급투표보다는 감성적인 투표 성향이 강한 한국 유권자에게 상당한 어필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매끄럽지 못한 공천문제가 유권자에게 실망을 준 측면이 있다면 결자해지 차원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단일화에 대한 피로도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각 정당이 정책과 인물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방식이 아닌 정당 간, 후보 간 인위적인 단일화로 투표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후보 측은 예상치 못했던 단일 후보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양쪽 지지층의 결합이 과제로 떠올랐다. 노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정치 개혁이나 동작구 주민들의 바라는 것 등 저와 기 후보와의 공약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진솔한 태도로 그분들의 마음을 얻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 시 후보직 사퇴’라는 승부수로 양측의 진정된 논의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극적인 동작을 단일화 성사로 인접 선거 지역인 수원정과 병 지역 단일화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에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병의 이정미 대변인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여타 군소정당 후보도 야권 후보 단일화 흐름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동작을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유선희,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후보가 사퇴하고 김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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