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만 부담 전가하나” 지적 2011년 9월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김동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11개 대형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유통업계 상생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탄의 대상이던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백화점, 할인점,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사들은 최고 40%대에 이르는 판매수수료율을 자발적으로 3∼7%포인트까지 내리기로 합의했다. 그로부터 꼭 3년이 지난 요즘 그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TV홈쇼핑 업체들도 영업이익이 늘고 있지만 판매수수료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GS홈쇼핑(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TV홈쇼핑 6개사가 올린 영업이익은 전년(5754억원)보다 18.9% 증가한 68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조436억원으로 전년보다 12.78% 증가했다. 작년 홈쇼핑 업체들이 양호한 실적을 낸 배경에는 폭리 수준의 판매 수수료가 한몫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업체별로 보면, GS홈쇼핑(37.9%)이 가장 높고, CJ오쇼핑(36.7%), 현대홈쇼핑(36.6%), 롯데홈쇼핑(35.2%), 홈앤쇼핑(31.5%), NS홈쇼핑(28.6%) 순이다.
최근 들어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경영상황이 나빠지자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판매수수료 인상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급속히 떨어진 매출과 영업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쥐어 짜는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31일 “현재 경영상황이 좋지 않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아 내년에 판매수수료를 다시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방법은 다른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업종별, 기업별로 그동안 일부 낮춘 판매수수료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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