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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어 인권문제 이슈화… 국제사회 전방위 대북압박

입력 : 2014-10-09 20:03:34 수정 : 2014-10-09 22: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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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김정은 ICC 회부 가시화 북한의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 차원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국제사법심판대에 세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이 핵 문제 외에도 인권 문제로 확장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 침해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면서 김 제1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반인도적 범죄 책임자로 지목했다. COI는 범죄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나 특별법정 설치 등을 통해 제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 지도부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북한인권문제에 관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보수 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을 환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인권문제는 지난달 개막된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 주요 현안으로 거듭 확인됐다. 미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 측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남북 인권대화를 제안하는 한편 “유엔총회에서 인권 탄압의 ‘책임 규명’ 방안을 포함해 보다 강화된 북한 인권 결의가 채택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유엔이 비공개로 회람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은 유럽연합(EU)이 작성을 주도했다. 초안은 김 제1위원장 등 북한 내 반인권행위 관련자를 ICC 등에 회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직접 적시해서 책임을 추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결의안이 확정되기까지 이해 당사자국 간 협의와 조정을 거치면서 수정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초안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된 상태다.

유엔총회에서는 2005년부터 북한 인권 결의안이 매년 채택돼 왔다. 따라서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강도 높은 내용이 들어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관건은 이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채택될 수 있느냐에 있다. 현재 이 결의안은 사회적, 인도적, 문화적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ICC에 사건을 회부할 권한은 유엔 안보리가 지니고 있다. 

중국은 이미 COI 최종보고서에 대해 신뢰성이 없고, 김 제1위원장 재판회부 권고도 비현실적이라고 밝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상태다.

지난 3월 COI가 안보리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도 안보리는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공식회의를 열지 못했다. 한 차례 열린 안보리 비공식 회의마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불참했다.

유엔총회에서 특별재판소 설치를 결의해 추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안보리 의결과 달리 다수결로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등의 반대를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합의를 중요시해 온 유엔 관행 속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 파국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커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중국 등이 결의안에서 김 제1위원장을 명시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아무튼 최고지도자를 직접 겨냥한 이번 결의안 추진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 북한이 유엔에서 설명회를 열어 인권문제를 적극 해명하고 국제사회에 대화의 문이 열렸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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