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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OW진행 후 퇴원'…故 신해철 사망 원인 공방

입력 : 2014-11-04 19:27:20 수정 : 2014-11-10 13: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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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유가족, 부검 결과 놓고 팽팽히 맞서
“신해철 금식 안 해 천공” vs “병원 금식지시 없었다”
신해철씨 사망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신씨의 수술을 집도한 병원이 “금식을 조건으로 퇴원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상태가 악화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신씨 측은 “병원이 금식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씨의 진료기록부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드러나 경찰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4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S병원의 진료기록부에는 신씨가 지난달 17일 수술 뒤 19일 오후에 ‘SOW(Sips Of Water) 진행 후 퇴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SOW는 ‘물을 조금씩 마실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씨 측 변호인은 “당시 의사가 ‘퇴원 후 미음을 먹어도 된다’고 분명히 말했고, 금식 지시는 없었다”며 “병원이 환자에게 금식을 하라고 하면서 퇴원시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진료기록부로 미뤄봤을 때 금식 지시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외과 허윤석 교수는 “SOW는 ‘이제 음식을 조금 먹어볼까’ 하는 단계에서 내리는 지시이기 때문에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봐도 된다”며 “환자가 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퇴원시키는 것이 맞고, 금식해야 하는 상태였다면 퇴원시켜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당시 병원도 신씨가 음식을 먹은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진료기록부에는 신씨가 퇴원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오전 5시10분쯤 열이 난다며 다시 병원에 온 것으로 기록했다. 병원은 그의 상태를 ‘어제(19일) 미음 반 공기 천천히 드셔보신 후 더 복통 있다 함. 메슥거리는 느낌도 같이 있다 함’이라고 적었다.

신씨의 진료기록부에는 또한 ‘퇴원약 7일분 드림’이라고 명시돼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최승호 교수는 “약을 먹는다는 것은 통상 금식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금식일 경우에는 SOW가 아닌 ‘NPO’로 적는다”고 말했다.

이는 “신씨의 천공은 금식을 지키지 않아 생긴 것”이라는 병원 측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S병원은 이날 “신씨의 심낭에 생긴 천공은 병원의 복부 수술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병원 측 변호인은 “금식을 조건으로 퇴원을 시켰으나 신씨가 식사를 했고, 먹어선 안 될 음식을 먹어 (장이) 터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복부 수술 시 심장이 있는 가슴 쪽은 열지 않는다”면서 “천공은 심장과 복부 수술을 다 했던 아산병원 측에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산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응급수술 당시 이미 신씨의 심낭에는 오염물질이 가득 차 있어 이를 빼내는 배액술을 실시했다”면서 “이미 심낭에 천공이 생겨서 복막에 생긴 염증이 횡격막을 통해 올라왔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유족은 5일 신씨의 화장 절차를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되는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송파경찰서는 신씨의 장협착 수술 장면이 담긴 사진 8장을 확보했다. 경찰은 수술 장면이 녹화된 영상 자료도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암호화된 병원 측 자료 등을 조사 중이다.

김유나·최형창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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