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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아픔은 나의 일… 같이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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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28 18:59:52 수정 : 2014-12-28 22: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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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지키는 이동준씨
“거의 사라진 관심·지원 되살아나 유족들 겨울 나는 데 힘 됐으면”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유가족에게 자원봉사자들은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다. 힘들고 지칠 때 말없이 다가와 함께 자리를 지켜준 자원봉사자들은 가족만큼 가까워졌다.

부산에 거주하다가 뒤늦게 팽목항을 찾은 자원봉사자 이동준(23·사진)씨는 “무관심에 지쳐 있는 실종자 유가족을 보고나서, 차마 발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고백은 팽목항의 유가족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말해준다.

이씨는 실종자 유가족들의 전용식당에서 생필품을 접수받고 있다. 쌀과 돼지고기, 라면, 과일 등 생필품이 유가족의 목숨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때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넘쳐났다. 한때 자원봉사자가 5만145명인 때도 있었다. 진도군 전체 인구의 1.5배였다. 무료급식과 환경미화, 세탁봉사, 물품정리, 의약품 지원, 종교 활동 등의 자원봉사 덕분에 실종자 가족들은 덜 외로워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도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공식해체된 지난 11월 18일 이후 크게 줄었다. 그렇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아직도 실종자 가족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예전 많은 이들이 나눠 담당했던 역할을 한꺼번에 담당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전기장판과 이불로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식사할 때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식당에 모두 모인다. 보다 따뜻한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서다. 식당에는 소형 열풍기 3대만 돌아가고 있었다.

거의 사라진 지원과 관심 속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세월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되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불쏘시개 내지는 마중물 역할이 가능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렇게 된다면 팽목항 방문자와 지원도 늘어 유가족들이 겨울을 나는 데 힘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언제까지 있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나의 일처럼 생각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직업에 대해선 함구하면서 그저 따뜻한 자원봉사자의 일원으로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진도=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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