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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유출 수첩 속 K.Y. 배후설 '일파만파'

입력 : 2015-01-14 19:30:39 수정 : 2015-01-15 01: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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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갈등 확산될라” 서둘러 꼬리자르기… 불씨는 남아
‘문건파동 배후는 K.Y.’라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속 메모 노출 파문이 일단 수습되는 국면이다. 김 대표는 14일 당·청 갈등을 우려해 확전을 자제했고 청와대는 배후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음종환 행정관의 사표를 즉각 받았다. 하지만 음 행정관과 그의 말을 옮긴 새누리당 이준석씨(전 비대위원)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진상규명 없이 서둘러 ‘꼬리자르기’에 나선 인상이 짙다. 또 김 대표가 배후설에 상당한 불쾌감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갈등의 불씨는 남은 것으로 보인다.


◆당청 불신 깊어져

음 행정관이 김 대표, 유승민 의원의 배후 지목을 부인하면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대구지역 공천을 위해 김 대표, 유 의원에게 줄대려고 했다”고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조 전 비서관이 공천을 위해 문건을 활용하며 두 사람과 접촉하고 김 대표, 유 의원은 이 과정에서 문건 내용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으로선 아주 꺼림칙하지 않을 수 없다. 유 의원이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작년 가을쯤 한 모임에 지인과 함께 나온 조 전 비서관과 처음 식사를 같이했다. 공천과 관련해선 기역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청와대는 그러나 배후설의 진위나 조 전 비서관의 줄대기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없이 음 행정관만 조치해 봉합했다. 언제든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이씨로부터 배후설을 전해듣고 격앙된 감정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행정관이 술자리에서 배후설을 거론할 정도면 청와대 기류도 비슷할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특히 음 행정관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보좌관을 지냈고 권력 핵심 실세들과도 가깝다. 김 대표와 유 의원이 각각 차기 대선과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주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당청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청 갈등을 부인하며 말을 아꼈다. 

 
음종환 행정관
◆진실게임…누구 말이 맞나


음 행정관이 배후설을 제기했다는 술자리 모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이씨는 음 행정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배후로 언급했다고 주장했으나 음 행정관은 부인했다. 문제 발언이 있었던 모임은 지난해 12월18일이다. 처음엔 음 행정관과 그의 지인, 이동빈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3명이었다가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과 손수조 청년위원이 합류했다. 이씨는 끝에 참석했다. 이씨는 당시 음 행정관이 “신문에 있는 게 다 맞는 정보라고 생각하느냐. 방송에서 말을 많이 한다”며 핀잔을 줬고 “신문보도 이상을 얘기하려면 고급 정보를 달라고 하니, 그런 맥락에서 배후설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당·청 간 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메모 노출 고의성 논란


김 대표는 2013년 6월27일에도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그대로 카메라에 찍혀 애를 먹었다. 당시 김 대표는 전날 비공개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읽어봤다”고 했던 발언이 외부로 알려져 난처한 상황이었다. 그 문자 메시지는 발언 유출자로 김재원 의원을 지목하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이 황급히 보낸 해명성 쪽지도 함께 언론에 공개됐다. 이 사건 이후 본희의장에서 누구보다 보안에 신경써온 김 대표가 카메라 기자들이 빤히 지켜보는 가운데 수첩을 펼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음해도 기막힌데, 사진에 찍히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누명도 기가 막힌다”고 펄쩍 뛰었다. 연출이라면 ‘실익’이 불분명하다. 그래서 김 대표가 홧김에 저질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우승·이도형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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