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버지의 아이를 두 번 임신했다"…어느 여성의 고백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출로 아버지의 성(性)노리개가 되어야 했던 40대 여성의 과거가 공개됐다. 여성을 학대했던 아버지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11년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이 여성은 자신에게 몹쓸 짓을 저질렀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고 있다.

잉글랜드 런던에 사는 쥬디(46·여)는 여섯 살이던 때부터 아버지와 같은 침대에서 자고, 아버지의 성 노리개가 되어야 했다. 어머니가 가출하자 쥬디의 아버지가 몹쓸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쥬디는 동생의 뒷바라지까지 해야 했다. 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도 당연하다. 그는 오롯이 아버지의 ‘헌신적인 아내’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쥬디는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의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00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쥬디는 법정에서 아버지를 마주하고, 자신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일들에 대해 말해야 했다.

사실 그전에도 쥬디는 아버지의 범행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쥬디는 자신에게 아무리 몹쓸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아버지’라고 여겼다. 그는 스무살이 되던 해, 집에서 도망쳤으며 지금의 남편 타이니를 만나고 나서야 자신이 아버지에게 세뇌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쥬디의 아버지가 법정에 선 것도 타이니가 쥬디에게 계속해서 사실을 밝히도록 설득한 영향이 컸다.

쥬디는 “아버지는 어머니가 가출한 뒤로 나를 아내처럼 대했다”며 “아버지와 나는 한 침대에서 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며 “매일 아침 가족을 위해 밥을 차리고, 동생의 도시락을 챙겨야 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쥬디는 집에 세탁기가 없는 탓에 가족들의 옷을 손으로 빨았다.

쥬디는 2번이나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했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아버지로부터 폭행당해 모두 유산했다. 돌이키고 싶지 않은 끔찍한 날의 연속이었다. 쥬디는 “내가 두 번째 임신했을 때는 아기를 낳고 싶었다”며 “대화할 사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화 상대’가 필요해 아기가 낳고 싶었다는 쥬디의 말은 듣는 이를 소름 끼치게 했다.

쥬디는 2004년에 아버지가 폐암 말기라는 소식을 접하고 교도소로 향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버지를 보러 가는 게 무서웠다”며 “그러나 몸이 허약한 아버지를 보자 그런 마음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픈 아버지가 나를 보는 게 너무 슬펐다”며 “그래도 아직 살아서 나와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쥬디는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 마지막 순간에 아버지와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매우 슬펐다”고 덧붙였다.

한편 쥬디의 아버지는 법정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딸과 나는 ‘아내와 남편’ 사이로 지냈다”며 “딸이 집을 나가버렸을 때 난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일보다도 최악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환 기자 [e-mail]
사진=미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