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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여전히 '콸콸'…끝나지 않은 후쿠시마 비극

입력 : 2015-03-11 23:11:13 수정 : 2015-03-12 09: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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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4주년… 아직도 수습 먼 원전사고
동일본 대지진 4주년… 희생자 기리는 노부부 동일본대지진 발생 4주년인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나미에에서 노부부가 길가의 추모석에 헌화한 뒤 희생자들을 기리며 합장하고 있다. 4년 전 이날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으로 강력한 해일(쓰나미)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해 1만589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584명이 실종됐다. 지금까지도 피해자 22만8863명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지 4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수습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내에서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으로 유출됐고, 도쿄 인근의 하천들도 여전히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것이 확인됐다.

11일 일본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탱크 주위에 고여 있던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원전 내 오염수 저장탱크를 모아놓은 ‘H4’ 구역의 보 안쪽에 담긴 물(방사능에 오염된 빗물)의 높이가 9일 오후 10시30분쯤에는 15㎝였는데 10일 오전 8시15분에는 7㎝까지 낮아졌다. 보에서 유출된 오염수는 약 747t으로 추정된다.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이타테에서 포클레인 등을 이용한 오염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차곡차곡 쌓인 검은색 비닐에는 방사성 폐기물이 담겨 있다.
도쿄전력은 보 외부 2곳에 물이 흘러나온 것이 확인됐고 보 안쪽의 이음매 3곳에서 거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 안쪽 5군데의 고인 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스트론튬90의 농도가 1ℓ에 150∼8300㏃(베크렐)이었다. 이는 바다에 방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적 한계치(30㏃/ℓ)를 훨씬 웃도는 농도다. 도쿄전력 측은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직접 흘러가지 않고 땅속에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하수 등이 유입되면서 매일 400t의 방사능 오염수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저장탱크 등으로 옮겨 저장하고 있지만 일부는 바다로 유출돼 인근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한다. 지난 2월 도쿄전력은 2호기 원자로 건물 주위를 거쳐 바다로 연결된 배수로를 통해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알고도 10개월간 공표하지 않았다가 비판받았다.

방사능 문제는 원전 내부에만 있지 않다. 도쿄신문은 지난달 16일과 27일 이틀간 도쿄와 접한 지바(千葉)현의 하천인 오호리가와(大堀川)의 강바닥이나 주변 흙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특별 관리가 요구되는 수준(1㎏당 8000㏃)을 초과하는 방사능 오염이 확인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오호리가와 상류 기슭에선 1㎏당 7765∼1만1206㏃, 강바닥에선 최고 2705㏃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11일 일본 이와테현 오쓰치의 옛 관공서 건물 앞에서 공무원들이 4년 전 이날 지진과 쓰나미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탈원전 여론도 고조되는 형국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80)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원전 재가동 정책이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탈원전 추진을 촉구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는 11일 후쿠시마현에서 가진 강연에서 “오염수가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14일부터 센다이(仙台)에서 열리는 유엔방재세계회의에 참석하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원전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은행이 원전에 관한 원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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