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용 고양이를 차량 보닛에 올려놓고 운전한 부부의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미러 등 외신들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 뉴필라델피아의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폴리 반달은 옆 차선 차량이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던 그의 눈에 왼쪽 차량이 들어왔는데, 보닛에 고양이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달은 잘못 봤다고 생각하고 눈을 깜빡였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분명 차량 보닛에 올라간 건 고양이였고, 고양이 목에는 와이퍼와 연결된 줄이 매인 상태였다. 한마디로 고양이 목줄을 와이퍼에 고정한 것이다.
놀란 반달은 휴대전화를 꺼내 고양이 사진을 찍었다. 차량에는 중년 부부가 타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고양이의 주인으로 추정된다. 이후 반달은 신호가 바뀌면서 출발하느라 고양이 주인에게 별다른 말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달은 즉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사진은 네티즌들의 ‘좋아요’ 행렬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반달은 “옆 차를 보고는 ‘뭐야, 고양이가 올라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닛 위를 움직인 고양이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차량 운전자들도 혼란에 빠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반달은 “솔직히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좋은 사연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가 뜻한 좋은 사연이란 외로운 고양이에게 바깥 구경을 시켜주려는 부부의 의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5년간 이곳 치안을 책임졌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도 있다”고 혀를 찼다.
경찰은 운전자 신원 파악에 착수했지만, 이들을 체포하더라도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반달도 사진만 보면 너무하지만 네티즌들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폴리 반달 페이스북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