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참금 문제로 가족 싸움이 붙은 20대 남성이 약혼자와 그의 부모 등 일가족 10여명을 살해한 비극이 파키스탄에서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파키스탄 북부 키베르 파크툰크와(Khyber-Pakhtunkhwa) 주 차르사다(Charsadda)에서 일어났다. 이날 미르 아흐마드샤라는 남성이 약혼자 집에 침입, 약혼자와 그의 부모 등 일가족 10여명에게 AK소총을 쏴 살해한 뒤 달아난 것이다.
아흐마드샤는 친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지난 5달 동안 반군 점령 지역에서 도피하던 중이었다. 그가 친부모를 살해한 이유는 친척이 결혼하기 전, 그리고 돈을 좀 더 모아서 큰 집을 마련하기 전에 결혼하지 말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망한 가족 중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은 23세 남성이며, 가장 어린 희생자는 12살로 전해졌다. 아흐마드샤의 손에 목숨을 잃은 약혼자는 나비다(24·여)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참금을 지급한다. 이번 사건은 지참금 지급과 더불어 경제적 요건이 빚어낸 슬픈 사건이다.
현지 경찰은 희생자 수를 감안했을 때 아흐마드샤의 단독범행으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 사람의 범행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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