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혀가 가장 넓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부녀(父女)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겉으로는 기뻐할 만한 일이지만 사실 여기에는 딸의 작은 고민이 있었다.
기네스북에 새롭게 등재된 주인공은 미국 뉴욕 주 시러큐스에 사는 바이런 쉴링커(47)와 그의 딸 에밀리 쉴링커(14). 두 사람이 기네스북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아주 작은 일에서 비롯됐다.
작은 일에서 비롯했다고 했지만 어쩌면 두 사람의 기네스북 등재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기네스북과 관련된 딸의 과제를 도우려 도서관에 들른 바이런이 책에서 ‘세계에서 혀가 가장 넓은 사람’ 내용을 발견한 것이다.
바이런은 “호주의 한 남성이 세계에서 혀가 가장 넓다는 내용을 봤다”며 “공식 기록상 그의 혀에서 가장 넓은 부분 폭은 7.9cm였다”고 말했다. 그는 “문득 내 혀가 얼마나 넓은지 궁금했다”며 “망설이지 않고 혀 너비를 쟀다”고 덧붙였다.
평소 자기 혀가 넓다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너비를 재본 바이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혀에서 가장 너비가 넓은 부분의 폭이 8.6cm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 6’ 모델보다 2cm가량 더 넓은 것이다.
바이런은 자신을 지켜보던 에밀리의 혀 너비도 쟀다. 그 결과, 에밀리의 혀에서 가장 너비가 넓은 부분 폭이 7.3cm인 것을 확인했다. 호주 남성보다 0.6cm 정도 좁았지만, ‘여성’ 중에서는 가장 혀가 넓은 사람이 되기 충분했다.
기네스북은 부녀의 혀 너비를 공식 측정,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혀가 넓다는 걸 인정했다. 그리고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바이런의 이웃주민들은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밀리는 기네스북에 자기 이름이 올라가는 걸 다소 망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혀가 가장 넓은 여성으로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에밀리는 “기네스북에 내 이름을 올리는 걸 처음에는 주저했다”며 “그러나 아빠가 즐거워하는 걸 보고 나도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것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기네스북에 이름 올릴 기회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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