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 위치해 국경을 마주한 스페인의 고립영토 세우타(ceuta). 최근 세우타 입국사무소 경비대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오는 한 여성이 초조해 하는 것을 발견하고 수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국경이기 때문에 마약 밀수의 가능성이 높은 터라 긴장하던 대원들은 계속해서 여성의 얼굴을 지켜봤다. 잠시 후, 대원들과 눈이 마주친 여성은 좀처럼 얼굴을 들지 못하고 이상하리만큼 식은땀을 흘렸다.
마약 밀수가 확실하다고 생각한 대원들은 여성을 옆에 세운 뒤, 손에서 가방을 압수했다.
가방을 검색대에 올려놓은 대원들은 화면에 나타난 물체를 확인하고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화면에 등장한 ‘그것’은 대원들이 확신했던 마약이 아니라 웅크리고 있던 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즉시 가방을 열었고, 그 안에서 나온 남자아이를 발견하고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놀란 대원들 앞 열린 가방에서 나온 소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아부예요”라고 인사했다.
조사 결과, 여성과 소년의 나이는 각각 19세, 8세로 확인됐다. 대원들은 여성이 몰래 아이를 데리고 입국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비대 관계자는 “소년은 자칫 가방 안에서 질식사할 수도 있었다”며 “밀입국 시도가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여성이 소년을 가방에 숨기고 들어오려 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구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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