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에 출마했던 한 후보가 ‘재개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가 자신에게 표를 던졌는데, ‘0표 획득’이라는 결과가 나온 걸 믿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 치러진 총선에서 켄트지역 메드웨이 의회의 한 선거구에 출마한 폴 데니스(45)가 전체 8464표 중 단 한 표도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노동조합사회주의자연합(TUSC) 소속이다.
17표가 무효표로 집계된 가운데 보수당 후보 2명이 2000표와 1000표 이상을 받아 당선됐다. 영국독립당(UKIP)과 노동당, 자유민주당 소속 후보들도 적게는 200표에서 많게는 800표를 받았다.
데니스는 “개표 결과가 분명히 잘못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내가 나를 찍었다”며 “아버지와 아내도 나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표 후, 나를 찍었다는 사람도 몇 명 만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USC 관계자는 “데니스와 그의 가족들이 이 지역구에 사는데 한 표도 얻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데니스나 그를 뽑은 유권자들은 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이다”라고 재개표를 요구했다.
의회 측은 콧방귀만 뀌었다. 한 의회 관계자는 “개표 결과를 재차 확인했다”며 “흔치 않은 상황인 걸 인정하지만 결과는 정확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니스의 재개표 요구 소식을 접한 한 지역 유권자는 “개표가 제대로 됐더라도 데니스는 1~3표 밖에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뭐하러 재개표를 하느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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