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머리 이식수술 논란 ②] 스피리도노프에게 '천국'을…어떤 원리로?

관련이슈 머리 이식수술 논란

입력 : 2015-06-20 10:03:24 수정 : 2015-06-20 10:31: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매우 얇게 연마한 ‘나노(nano-sharp) 메스’로 척수를 자른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인디애나폴리스 학회에서 카나베로 박사가 소개한 머리 이식수술의 시작이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날 신경정형외과 전문의들에게 ‘HEAVEN(천국)’으로 불리는 머리 이식수술의 원리와 절박함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HEAVEN’은 스피리도노프의 머리 이식수술을 뜻하는 ‘HEad Anastomosis VENture’ 앞글자를 딴 것이다.

먼저 한 가지 소식이 있다. 학회에 스피리도노프가 직접 참석, 카나베로 박사와 처음 대면했다는 사실이다. 스피리도노프는 지난 2013년 카나베로 박사의 수술 계획을 알고,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상통화만 했을 뿐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학회에서 처음 만난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왼쪽)와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오른쪽)(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스피리도노프의 머리는 영상 12~15℃에서 절단된 후, 1시간 이내에 기증자의 신체에 접합된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 과정에서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을 쓸 것으로 전해졌다. ‘Peg’로 불리는 이 물질은 척수를 잇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접합 부분 세포 재생산 활성화를 위해 전기자극도 주어진다.


여기까지 무사히 끝나면 스피리도노프는 3~4주간 인공 혼수상태에 들어간다. 그의 머리와 기증자의 몸이 하나로 이어져 붙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카나베로 박사는 면역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강력한 거부반응 억제제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리도노프 수술에 투입될 의료진 예상 규모는 150명 정도다. 신경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혈관 전문가와 정형외과 전문의 등도 모두 포함한다. 수술 시작부터 종료까지 36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투입되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130억원 규모다.

카나베로 박사의 수술 원리를 대략 알 수 있는 영상이 하나 있다.

생쥐 ‘경부 인대(cervical cord)’ 절단 후 재이식 경과를 살피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1분10초 분량으로 편집됐으며, 수술의 기본적인 원리가 되는 ‘클린 커팅(clean cutting)’과 ‘척수 손상(spinal cord injury)’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는 차의과학대학교 김시윤 박사가 과거 진행했던 연구며, 세계닷컴에 직접 공개한 것이다.

김 박사는 “쥐의 척수와 뼈 등을 들어냈다”며 “핀셋으로 고정한 게 쥐의 후두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뇌 끝의 척수가 나온 거로 보면 된다”며 “척수 안에 큰 혈관이 있어 출혈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생쥐 '경부 인대' 절단 수술 장면(김시윤 박사 제공)
두 번째 영상은 경부 인대 재이식을 마친 후 회복한 쥐가 수염 자극에 반응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김 박사는 “수염에 자극을 줬을 때 쥐가 앞발을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개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극에 반응하는 걸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부 인대 재이식을 위해 Peg를 썼다.

회복 후, 생쥐 수염자극 반응 확인(김시윤 박사 제공)
김 박사는 “경부 인대 손상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했다”며 “Peg와 키토산 등은 척수 손상 최소화를 위해 요긴하게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류 자극은 끊어졌던 신경이 원활히 연결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양혜정 디자이너 kimcharr@segye.com

●관련기사
[머리 이식수술 논란 ①] “인간의 머리 이식 성공 가능성 90%…죽음 관련한 모든 것 바뀌게 될 것”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혜리 '겨울 여신 등장'
  • 혜리 '겨울 여신 등장'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
  • 김성령 '오늘도 예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