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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밤늦게 전화해 "같이 자자"… 상관에 도움 청하니 손찌검

입력 : 2015-07-30 06:00:00 수정 : 2015-08-03 15: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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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성추행'… 어느 여군의 절규] <상> 그 여군 부사관에게 무슨 일이
'
A중사가 당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2년 12월 A중사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전치 6주 진단이 나왔다. A중사 간호를 위해 부모까지 병원에 가야 했다. 입원한 지 며칠쯤 지난 어느날 밤 A중사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일찍 잠든 A중사 대신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라는 말도 건넬 틈도 없이 술에 취한 상대편은 말을 쏟아냈다. A중사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C상사였다.

그는 “요즘 많이 힘들겠다”며 위로를 건네는가 싶더니 “(힘들면 나랑) 같이 자자”라고 내뱉었다. 잠자코 듣고 있던 A중사 아버지가 “너 누구냐”며 호통을 치자 화들짝 놀란 C상사는 전화를 끊었다. 이후 A중사 아버지는 C상사를 만나기 위해 수차례 부대를 찾아갔다. 그때마다 C상사는 자리를 피했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행동이 딸의 군생활에 문제가 될까 싶었던 아버지도 결국 이 사실을 가슴에 묻었다.

A중사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었다. 2008년 임관 이후 처음 배치받았던 부대에서 만난 부사관이었다. 2012년 12월1일로 결혼 날짜까지 잡았지만 양가의 반대로 결국 파혼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길 교통사고까지 당했던 것이다. 그런데 병원에서 퇴원한 A중사가 부대로 복귀하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같은 부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D상사가 “(A중사가) 유부남 아이를 가져서 파혼당했다”, “임신을 했는데 낙태를 했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다녔던 것이다. 

A중사가 2013년 육군 모부대에서 근무할 당시 면담과정에서 폭행을 한 E중령과 “(A중사가) 임신을 했는데 낙태를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D상사에 대해 육군본부 헌병실이 E중령은 강요 및 명예훼손, D상사는 명예훼손으로 입건해 불구속 송치처리했다는 회신 내용(위쪽 사진). 이에 대해 해당부대 검찰이 육군본부 보통검찰부로 타관이송했다는 사건처분결과 통지서.
A중사 가족 제공
A중사는 부대 참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강력한 처벌까지 약속받았지만 해당 참모가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가면서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A중사는 또 직속상관인 E중령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A중사와 같은 사무실에서 마주 보고 앉아 근무하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E중령은 A중사가 부대 참모를 통해 D상사의 처벌을 요구했던 것을 들어 A중사를 ‘부사관 선배를 고소하려는 나쁜 후배’, ‘간부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몰아세웠다.

급기야 E중령은 A중사를 손찌검까지 했다. A중사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지자 A중사의 뺨을 때렸고 주변에 있던 다른 장교들이 말리는 사태로 번졌던 것이다. 지난 3월 E중령은 강요 및 명예훼손, D상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상급부대에 불구속 송치처리돼 육군본부 보통검찰부로 이송된 상태다.

군의 울타리는 좁았고 소문은 빨랐다. 2013년 10월, A중사가 현재 ○○부대로 전입가자 이미 그에게는 ‘주홍글씨’가 찍혀져 있었다. 전입가고 얼마 되지 않아 한 여군 선임이 A중사에게 “대대장, 중대장, 주임원사가 돌아가며 부대원들에게 ‘A중사를 조심하고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A중사의 군생활은 편치 않았다.

지난해 8월 있었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같은 해 12월 뒤늦게 헌병과 감찰에서 사건을 조사하자 A중사의 대대장은 부대 상사 이상 간부들을 집합시켜 A중사의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대대장은 “A중사 조심해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를 잘 안다는 군 관계자는 “A중사를 상대로 한 성추행 등 집단왕따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A중사 본인이 잘못 처신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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