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사업 혁신성이 가장 중요…예비인가 대상되려 사활 걸 것"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4개의 컨소시엄이 각각 모바일, 유통, 핀테크, 통신을 중심으로 한 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가 주축인 컨소시엄은 모바일을, 인터파크 주도의 컨소시엄은 유통을, KT가 꾸리고 있는 컨소시엄은 통신을, 500V 주도의 컨소시엄은 핀테크를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에 평가 기준 중 가장 먼저 언급된 게 사업계획의 혁신성"이라며 "올해 예비인가는 1~2개의 컨소시엄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컨소시엄들은 참여사별 역량을 총동원해 사업계획 마련 및 인가 신청 준비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 모두가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최소자본금을 훌쩍 넘긴 금액을 준비해 안정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업 계획이 인가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쟁쟁한 네 후보자를 놓고 잡음을 내지 않기 위해심사를 하는 금융위 또는 평가위원회에서 기준 마련을 엄격히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비인가 과정에서 가장 먼저 컨소시엄 구성 계획을 밝힌 한국금융지주·KB국민은행과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중심의 인터넷은행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 기업인 다음카카오와 모바일뱅킹 1위 사업자인 국민은행이 컨소시엄에 속해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가칭)가 추구하는 모델은 모바일 중심"이라며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중 가장 성공한 카카오톡과 연계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3사는 예비인가 신청 및 추가적으로 컨소시엄에 합류할 기업들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추가로 확정된 기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N엔터테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꾸린 인터파크는 유통 중심의 통신과 금융이 융합된 모델을 추진 중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참여를 결정한 회사들이 각각 갖고 있었던 은행 사업에 대한 플랜, 각 사의 역할과 책임과 계획들을 논의 중"이라며 "유통 중심이되 통신과 금융이 결합된, 소비에서부터 자산관리 통신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방식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KT는 자사 핵심 역량인 통신 중심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KT의 인터넷전문은행은 통신이 중심이 되는 은행이 될 것으로 이를 염두에 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며 "알려진 것처럼 우리은행·교보생명과 논의를 진행했고 최종 컨소시엄 참여업체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500V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은 핀테크 전문기업인 500V의 자회사 500V핀테크이노베이션랩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설립 신청 세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컨소시엄의 경우 핀테크 기업이 중심이 된 만큼 간편결제나 P2P대출·크라우드펀딩 등 핀테크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모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자본이 건실하고 각기 다른 분야에 중점을 둔 네 개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에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해야 할 당국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밝혔던 대로 혁신성, 안전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및 해외진출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며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역시 중요히 봐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평가는 금융당국 인사가 아닌 외부인만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담당할 것"이라며 "이번 예비인가의 경우, 참여하는 컨소시엄 수에 상관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한 곳 내지 박빙일 경우 두 곳에 인가를 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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