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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갈한 최민우, "잘못을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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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4 14:07:53 수정 : 2015-10-15 11: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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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이 사전에 준비를 하면서 ‘한국’ 관련 질문을 하지 말라더군요. 저한테는 질문권을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질문을 하려고 연단 쪽으로 계속 갔어요.”

잊을만하면 ‘한국의 안보무임 승차론’을 주장했던 미국 공화당의 대선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일격을 가한 재미 한인 2세인 조셉 최(한국 이름 최민우)씨는 13일(현지시간) 만족스럽지 못한 듯 했다. 최씨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잘못을 지적해 주고 싶었다”며 “한국에 대해 잘못된 이야기를 하는 트럼프 후보에 대해 누구도 반박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 답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잘못된 인식은 지속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3년에 재학중인 최씨는 전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행사가 열린 뉴햄프셔주 맨체스터까지 찾아갔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잘못을 시정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중도 성향의 단체 ‘노 레이블스(No Labels)’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한국은 해마다 8억6100만 달러(약 9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의 잘못을 지적했다.

최씨는 “주최측이 학생들은 학교 유니폼을 입으라고 해서 하버드대 로고가 있는 상의를 입었다”며 “질문 기회를 얻어서 기뻤는데, 트럼프 후보의 대응을 보고는 너무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질문을 가로막고 자기 말만 하는) 트럼프 후보는 대화하기가 힘든 사람으로 보였다”며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는 이는 훌륭한 정치인은 아닐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씨는 지난 4월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에 사과하지 않은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나 아베 총리의 잘못을 지적한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이들의 행태를 바로잡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세 차례에 걸쳐 전화 인터뷰에 응한 최씨와의 인터뷰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됐다. 최씨는 한국어 실력은 거의 완벽했으며, 그나마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단어가 나오면 영어로 간단하게 응답하곤 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그는 한국어도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씨는 “부모님이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에 오셨는데,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모국 한국이 자랑스럽다”며 “지난 여름에도 한국을 찾아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2달간 인턴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부모는 1980년대 박사학위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항공사 엔지니어와 약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외조부모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 3∼4년에 한번꼴로 한국을 찾는다.

사실을 적시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미움받기를 주저하지 않는 최씨의 태도에 그의 부모도 용기를 줬다. 아들의 질문 내용이 알려진 뒤 최씨 부모는 “자랑스럽다”며 “용기 잃지 말고 당당하게 나아가라”고 독려했다. 최씨는 “어머니와 아버지는 행여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아들이 다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시겠지만 용기를 주신다”며 “서울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마찬가지로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에서 나고 자란 이민 2세인 최씨는 2013년 대학입시에서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 동시 입학하기도 했다. 최씨는 “장차 유엔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한국어를 더 잘하고, 한국에 대해 더 배워 기회를 얻으면 한국 외교 현장도 누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장래 꿈을 위해서 미국 정치와 국제정치 현장의 모습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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