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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신속 판결은 사회 안정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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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9 23:38:14 수정 : 2024-09-09 23: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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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뉴스체크를 하다 보면 주로 상대에 대한 반목(反目)과 갈등 기사가 많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미래 지향적인 상호협력이나 문제의 본질 해결보다 어떻게든 상대를 공격해 흠집내고 반사이익을 노리는 경향이 짙다 하겠다. 특히 정치·사회면은 한쪽 진영에 기댄 자기 주장과 근거도 명확지 않은 사실 왜곡이 난무한다.

사실 언론 입장에서는 이런 양극의 현상이 뉴스 제작에는 호재가 된다. 독자들이 자극적인 뉴스에 더 쉽게 매료되기 때문이다. 염치를 모르고 자기 주장에만 능한 개인이나 집단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부정을 저질러 놓고도 반성은커녕 그럴싸한 변명과 합리화로 사실을 호도한다. 그리 된 건 내 잘못이 아니고 상대방과 여건 탓이란 것이다. 이들은 후안무치에 적반하장도 교묘히 합리적 주장으로 둔갑시킨다.

송동근 사회2부 기자

비열하기 그지없는 몰염치 행태는 우리 사회의 가치 기준을 흔들고, 목적을 위해 수단은 아무래도 괜찮다는 아주 위험한 의식을 싹트게 한다. 특히 정치 행태가 사람들의 뉴스 혐오를 초래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미디어이슈’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뉴스를 회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1%가 “그렇다”고 답했다.

날마다 쏟아지는 날선 공방과 논쟁에 시달리는 국민은 도대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정의와 가치 기준이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국민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을 꾀해야 할 정치권이 되레 혼란을 가중시켜 피로도만 높이는 꼴이다. 주된 요인은 정치인들이 사명감으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기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소속당에만 충성하려 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느 사회나 시시비비는 있기 마련이고 다소 혼란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정의와 불의가 얼마나 공정하고 신속히 가려져 소모적인 논쟁을 잠재울 수 있느냐이다. 예컨대 법원 재판은 공정·신속이 생명이다. 하지만 현실은 날로 지연되는 재판과 불복상고로 선고를 기다리는 피해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시급한 과제로 재판 지연을 꼽은 이유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1심 민사 합의부 본안 사건 판결에 평균 473.4일 걸렸다. 1심 결과가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9%나 더 늦어졌다. 10개월이면 끝나던 재판이 이제는 기본 1년4개월 걸린다는 얘기다. 1심 형사 합의부 사건도 지난해 228.7일로, 5년 전보다 43.3% 지연됐다. 올 상반기 장기 미제 민사재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판사가 판결을 7번이나 미루다 무책임하게 다른 법원으로 옮긴 최근 사례도 있다. 법원은 신속 재판을 위해 인력이 부족하면 증원하고 법정이 부족하면 증축하면 될 일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말처럼 판결이 지연되면 뒤늦은 정의로 소모적인 논쟁과 혼란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일본 쇼와(昭和)시대 총리들의 스승인 야스오카 마사히로는 ‘모든 것은 사람의 의지와 노력에 달렸다’고 했다. 나라가 하고자 한다면 신속한 결정과 판결로 안정적인 국가와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의 말은 비단 100년 전 일본에만 해당되진 않을 것이다.


송동근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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