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반연대·한누리당 “후보 추대”
“유엔 업무 수행 지장” 엄중 항의 임덕규 반사모(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이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반기문 신당’ 당명 사용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친반연대’가 지난달 선관위에 정당 결성신고를 한 데 이어 ‘한누리당’이 오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갖는다.
한누리당 창당을 주도하는 김호일 전 의원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발기인대회에서 반 총장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겠다는 입장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누리당은 창당발기인 대회 후 곧바로 선관위에 정당 결성신고를 할 예정이라고 김 전 의원은 전했다.
그러나 임 회장은 이날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대통령 후보를 거론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며 엄중 항의했다고 한다. 임 회장은 “한누리당 측이 지인에게 발기인 대회 초청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반기문 신당’이라고 적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반 총장의 뜻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 유엔에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 총장 이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앞서 임 회장은 친반연대 핵심관계자를 만나 “당명에서 ‘반’자를 제발 빼 달라고 했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에서 반 총장 이름을 내세운 정당을 만들면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에 지장이 많다”며 “그런 일을 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반 총장 자신을 위해서는 퇴임 후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상책”이라며 “그러나 퇴임 후 일에 대해선 반 총장도, 나도 모른다”고 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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