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증가액으론 최고치 기록
신용·마이너스 대출도 최대
아파트 신규분양 집단융자
이사철 주택 구입비 늘어난 탓
2금융권 악성대출도 동반 증가
오는 15, 16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국내 금리도 덩달아 뛸 가능성이 크다.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그동안 부풀 대로 부푼 가계부채의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과 주택도시기금 취급분 2000억원을 합하면 가계가 10월 한 달간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은 12조원으로 늘어난다. 이로써 금융권 가계대출금의 10월 말 기준 잔액은 총 792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 양도분 등 107조4000억원을 합친 금액은 899조8000억원으로 900조원에 육박했다.
10월 중 가계대출을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7조5000억원 늘었다. 8조원이 증가한 지난 4월에 이어 월별로는 두 번째로 많이 늘었고, 10월만 비교하면 최대 기록이다. 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호조로 신규분양이 늘면서 집단대출이 증가하고 가을 이사철 주택구입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목할 것은 기타 대출이다.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을 합한 기타 대출은 10월 한 달간 4조3000억원 급증했다. 신 과장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소비확대 정책에 맞춰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서 마이너스 대출이나 신용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월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가계부채대책을 발표한 후 수요가 신규분양 집단대출로 쏠리고, 최근 집단대출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와중에 신용대출이 늘고 있다”며 “이쪽 대출 막으면 저쪽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인 셈”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정부는 일단 내년 주택담보대출 고삐부터 죌 계획이다. 모든 주택대출 신청자를 상대로 소득 자료를 확인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DTI 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를 넘는 고부담대출이나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으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출 가이드라인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1월 도입이 목표였으나 은행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시기는 늦어질 수 있다. 수도권은 은행별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2∼3월부터, 비수도권은 4월 중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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