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결선투표제’ 기싸움
정책委 총선 의제·대응전략 논의
고용 통한 복지·격차 해소 공약 개발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은 8일 김무성 대표의 험지 출마론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까지 부산에서 정치를 해 왔다. 거기서 뼈를 묻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았을 때 부산 사람들이 무소속 후보로 당선시켰고 또 (19대) 보궐선거에서 지지해 주지 않았느냐”며 “느닷없이 서울로 옮긴다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의 불출마설과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보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왔다”며 “인위적으로 누구는 (공천)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권자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18,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이미 물갈이가 많이 됐다”며 “정치는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 비박(비박근혜)계는 이날 총선 후보자 결정을 위한 결선투표제와 국민 참여비율 등 세부 방식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방미 중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최초 경선에서 탈락된 분들이 이합집산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전면적인 결선투표제 주장에 대해선 “당헌·당규에도 없고 특별기구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 ‘진박(진짜 친박)’들의 텃밭 출마와 관련해선 “손쉽게 당선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은 다른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원과 국민의 참여비율을 50대 50으로 정한 것은 오랫동안 숙의한 것”이라며 “지금 와서 당원 참여비율을 줄이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비박계의 국민참여 비율 70%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여의도연구원과 함께 워크숍을 갖고 내년 총선 의제 및 대응전략 등을 논의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2016 총선대비 시대정신 파악을 위한 조사’를 보고했다. 여론조사에선 ‘5년 후 바람직한 한국사회’에 대한 질문에 복지선진국(18.8%)이라는 응답이 경제대국 및 경제 발전(13.5%)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에서 ‘사회격차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복지’와 ’사회격차 해소’를 총선 공약 개발의 방향으로 잡았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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