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는 이날 발간한 '신흥시장의 경기둔화: 러프패치인가 장기적 약세인가'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와 같은 대외여건 악화에 대내요인이 결합하면 퍼펙트스톰이 발생해 다수의 신흥시장에 자금유입 중단과 같은 상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리정상화가 예상대로 완만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시장의 기대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와 미국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 세계 금융시장의 급등락, 신흥시장 차입비용의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WB의 지적이다.
WB는 2013년 5∼6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이 촉발한 '긴축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상황이 발생해 미국 장기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뛴다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이듬해에 국내총생산(GDP)의 2.2%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약성이 높거나, 정책방향에 불확실성이 크거나, 장기성장 전망 눈에 띄게 악화된 국가들은 위험하다고 WB는 경고했다.
이 국제기관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 외에도 신흥국의 신용도 약화, 원자재가격 급락 등은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 중국의 경착륙, 국제유가 급등락, 금융시장의 혼란 등을 촉발해 신흥국의 성장을 위협하고 세계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2010년 이후 신흥국 전반에 동시다발적으로 수요 부족으로 인한 성장둔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투자나 수출 증가율은 2003∼2008년 당시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고 WB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를 밑돌아 2010년의 7.6%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WB는 "계속되는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과 경제지표 들은 신흥국 저성장 시대의 개막을 연상시킨다"면서 "신흥국의 성장둔화는 일시적인 게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